갈라지고 굳은 살 잡힌 신지애의 두 손바닥. '영광의 손'에서 신지애의 노력과 의지가 느껴진다. [신지애 인스타그램]
신지애가 ‘영광의 손’으로 2연승에 도전하고 있다.
신지애는 15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쿠용가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낚으며 5언더파 2위에 올랐다. 7언더파 1위 고진영에 2타 뒤진 신지애는 지난 11일 유럽여자프로골프(LET) 캔버라 클래식 우승에 이어 2연승 도전에 청신호를 밝혔다.
1988년생 신지애는 지난 9일 굵은 살 박힌 자신의 두 손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비 시즌 동안의 각고의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흔적이었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갈라지는 등 거치고 투박했지만 ‘영광의 상처’였다. 신지애는 “나 열심히 하고 있어요. 내일부터 시작이에요. 절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줄게요”라는 글을 남겼다.
그리고 신지애는 캔버라 클래식 정상에 오르며 프로 통산 50승 금자탑을 세웠다. 50승은 역대 한국 선수 최다이자 최초 기록. ‘작은 거인’ 신지애는 지난 2010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우승트로피 사진과 함께 “감사합니다! 올해 첫 단추가 잘 끼워진 것 같습니다. 이 마음 끝까지 유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벌써 50번째 우승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네요.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더 특별히 고마워 캐미. 나 지켜봤지? 나 장하지? 거기서도 많이 웃어줘”라고 소감을 밝혔다.
신지애는 호주와 궁합이 잘 맞다. 그는 캔버라 클래식 직후에도 “로열 캔버라 골프장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 중 하나”라고 밝혔다. 바로 2013년 LPGA투어 호주여자오픈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당시 신지애는 18언더파로 청야니(대만)와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따돌리고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호주산 소고기를 즐겨 먹으며 힘을 낸 신지애는 이날 페어웨이를 2번만 놓칠 정도로 정교한 티샷을 뽐냈다. 그린을 4번만 놓쳤고, 퍼트는 27개만 했다.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가 227야드로 짧았지만 하이브리드로 과감한 샷도 선보였다. 16번 홀에서 먼 거리 퍼트를 집어넣으며 4언더파로 올라선 신지애는 17번 홀에서는 과감한 하이브리드 샷으로 핀 2m 옆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그린 앞에 워터해저드가 있었고, 공간이 얼마 없었지만 과감하게 하이브리드로 온그린에 성공하는 공격적인 공략이 돋보였다.
마지막 홀에서 버디 기회를 짧았지만 퍼트가 조금 짧았다. 하지만 노보기 플레이로 1라운드를 마친 신지애는 활짝 웃었다. LPGA투어 통산 11승을 기록 중인 신지애는 5년 만에 대회 정상 탈환에 도전장을 던지게 됐다. 캔버라 클래식 마지막 날 몰아치기로 이민지를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차지한 신지애는 좋은 흐름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어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신지애는 이번 대회가 끝난 뒤 3월 1일부터 열리는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투어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에 출전할 계획이다.
JTBC골프는 대회 2라운드를 오전 10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