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퍼터 바꾼 박인비 "세계 1위 등극은 신경쓰지 않을래요"

이지연 기자2018.04.17 오후 5:04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헐리우드에 모인 여자 골프 별. (왼쪽부터) 펑샨샨, 박인비, 렉시 톰슨.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두고 셋은 박빙의 대결을 펼치고 있다.[사진 LPGA]

‘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다시 정 조준한다.

20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윌셔 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하는 신설 대회인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휴젤-JTBC LA오픈이 그 무대다.

17일(이하 한국시간) 발표된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박인비는 6.67점으로 3위 자리를 유지했다. 펑샨샨(29·중국)은 7.05점으로 23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격차는 지난주 0.56점에서 이번 주 0.38점으로 줄어들었다. 박인비와 6.75점의 2위 렉시 톰슨(23·미국)과의 차이는 0.08점으로 그야말로 박빙이다.

박인비의 올 시즌은 드라마틱하다. 지난해 8월 허리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은 박인비는 지난 2월 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7개월 만에 투어 복귀전을 치렀다. 오랜 공백으로 세계랭킹은 19위까지 밀려나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인비는 복귀 후 두 번째 대회인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을 시작으로 최근 4경기에서 세 차례나 톱 3에 들었다. 지난 주 롯데 챔피언십에서 단독 2위 이상의 성적을 내면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었으나 17, 18번 홀의 연속 보기로 다음 기회로 등극을 미뤘다. 최종일 31개로 치솟은 퍼팅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휴젤-JTBC LA오픈이 열리는 윌셔 컨트리클럽은 박인비의 미뤄왔던 세계랭킹 1위 등극 무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LA 도심 한복판, 헐리우드에서도 가까운 곳에 위치한 윌셔 컨트리클럽은 파 71에 6450야드로 세팅됐다. 코스가 긴 편은 아니지만 언듈레이션이 심하고 코스 곳곳에 위치한 벙커들이 복병으로 꼽힌다. 그린의 경사도 심해 정교한 샷과 퍼팅을 하는 선수에게 적합한 코스라는 평가다.

주최 측은 대회 기간 동안 정규 코스 10번 홀이었던 파 3홀을 18번 홀로 세팅했다. 156야드로 세팅된 이 홀은 거리 부담은 크지 않지만 우승컵의 향방을 가릴 드라마틱한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커 ‘베어 트랩(Bear Trap)’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린 입구를 3개의 벙커가 감싸고 있는데다 그린마저 까다로워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혼다 클래식의 베어 트랩(15~17번 홀)처럼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 6번 홀을 비롯해 8번 홀부터 14번 홀로 이어지는 8개의 홀에서는 공을 그린 어느 위치에 떨어뜨려도 내리막 퍼팅이 걸리는데 그린 스피드가 빨라지면 3퍼팅 이상이 나오기 쉽다.

17일 윌셔 컨트리클럽에서 첫 연습 라운드를 한 박인비는 만족감을 표했다. 9홀을 돈 그는 “캘리포니아 지역은 포에나 그린이라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지난 주말 퍼팅감이 좋지 않아 과거에 썼던 투볼 퍼터로 바꿨는데 퍼팅감이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현지에서도 박인비는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LPGA 홈페이지는 “‘퍼팅 마스터’인 박인비는 롯데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그의 표현대로 ‘지독하게 퍼팅이 안 되는’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펑샨샨을 무너뜨리고 세계랭킹 1위 등극의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박인비가 펑샨샨을 넘어선다면 2015년 10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에 재 등극하게 된다. 그러나 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 경쟁은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는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오르면 좋지만 아니더라도 염두에 두고 플레이하지는 않겠다. 그린이 작기 때문에 샷이나 퍼팅 컨디션에 신경 쓰면서 경기하겠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는 펑샨샨과 박인비 외에도 2주 간 휴식을 취하고 투어로 복귀하는 톰슨도 출전한다. 세계랭킹 톱 10 중 8명, 톱 25위 내 선수 중에서는 21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LPGA는 “헐리우드에 톱 랭커들이 총 출동했다”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JTBC골프에서 1라운드를 20일 7시 30분, 2라운드는 21일 7시 15분부터 생중계한다. 3~4라운드는 6시 45분부터 생중계된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