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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존 람 떠난 ‘빈 자리’ 요동하는 PGA투어

남화영 기자2023.12.13 오전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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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리, 휴즈, 유안(왼쪽부터) [사진=골프닷컴]

세계 골프 랭킹 3위 존 람(스페인)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떠나 리브(LIV)골프로 이적하자 매킨지 휴즈(캐나다), 알렉스 스몰리(미국), 칼 유안(중국: 유안예춘)이 혜택을 보게 됐다.

골프다이제스트, 골프닷컴 등 미국 매체들은 13일(한국시간)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이자 PGA투어 4승을 올린 람이 빠진 자리에 페덱스컵 포인트 51위였던 휴스가 50위로 올라 내년 시즌 총상금 2천만 달러의 시그니처 대회 출전권을 모두 얻었다고 소개했다.

포인트 랭킹 51~60위까지 10명은 초반의 시그니처 대회 2개(AT&T페블비치프로암,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만 출전 자격을 주는데 휴즈는 18위였던 람이 빠지면서 생긴 행운을 조용히 웃고 반길 만하다. 더구나 시그니처 대회 중 4개는 80여명 미만 소수만 출전하고 컷오프가 없는 만큼 큰 상금을 보장한다.

람이 지난주 리브골프로 이적했다 [사진=리브골프]

람의 이적에 충격을 받은 PGA투어가 람의 지난 시즌 포인트 기록을 말소시키면서 생긴 변화다. 스몰리는 페덱스 포인트 61위에서 60위로 올라서면서 2개의 시그니처 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페덱스컵 포인트 126위의 유안은 14일 개막하는 PGA투어 퀄리파잉 스쿨 파이널에 나갈 예정이었지만 125위로 한 계단 오르면서 내년 PGA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PGA투어는 ‘최종 출전 자격은 12월 31일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혀서 리브골프로의 추가 이탈이 있을 경우 다른 선수들이 추가 순위 상승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하지만 내년부터 시작될 PGA투어의 시그니처 대회 중심 시즌제 변화에 반발하는 중하위 랭킹 선수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재미교포 제임스 한을 비롯한 선수 21명은 최근 변호사를 통해 PGA투어의 혜택이 소수의 상위권 선수에만 집중되는 데 문제를 제기하는 서한을 보냈다. 페덱스컵 포인트 산정 방식, 사인회 횟수, 선수임팩트(PIP)프로그램, PGA투어 정책위원회, 선수 이사 등에 대한 재논의와 투명한 공개를 요청하고 있다.

제임스 한 등은 PGA투어 중하위 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자 타이거 우즈 등 주요 선수로 구성된 PGA투어 운영 이사회는 즉각 선수들에게 공지하면서 ‘페덱스컵 포인트 분배 방식의 청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인트 상위 50위가 출전하는 시그니처 대회는 우승자에게 페덱스컵 포인트 700점을 주는 데 반해 그보다 많은 선수들이 출전하는 일반 대회 우승자는 500점을 받는 게 현재 상황이다.

불만을 가진 선수 중 한 명인 란토 그리핀은 최근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시그니처 대회에서 그들이 큰 상금을 받은 건 괜찮지만 포인트 분배는 문제가 된다”면서 “일반 대회에서 5위를 차지한 선수와 시그니처 대회 출전한 3분의 1의 선수가 동일 포인트를 받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한과 그리핀 뿐만 아니라 마스터스 우승자인 대니 윌렛(잉글랜드), 스콧 피어시, 체즈 리비(이상 미국) 등 21명의 선수들을 대리하는 제이콥 부흐달 변호사는 ‘상위 랭커들만을 부유하게 만드는 투어 일정 변경은 선수들에게 위협적인 조치이고 많은 선수들은 위원회 결정에 소외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부흐달이 선수 21명의 이름을 적은 서한을 PGA투어 운영위원회에 보냈다

부흐달이 PGA투어 운영위원회에 보낸 서한에는 PGA투어가 최근 거론되는 전략스포츠그룹(SSG) 및 사우디 공공투자기금(PIF)과 벌이는 협상의 내용을 일반 선수들에게도 공개해달라고 요청한다. 올해까지 완료한다는 PGA투어와 PIF의 새 영리법인 설립 내용 역시 중하위권 선수를 배제할까 염려하는 것이다.

중하위권 선수들은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선수 이사인 패트릭 캔틀레이, 조던 스피스, 웹 심슨, 찰리 호프만, 피터 말나티가 포함된 운영위원회가 투어의 전체 회원이 아닌 최고 선수들만을 부유하게 행동했다’고 비판한다. 부흐달의 서한에서 ‘모든 협상의 세부사항에 완전한 공개’ 등을 강하게 요구한 이유다.

세계 랭킹에서 50위 이내에 든 적이 없는 제임스 한은 ‘PGA투어가 점차 리브골프와 닮아간다’면서 이런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중산층이 없는 PGA투어는 어떻게 될까 걱정한다”면서 자문한다. “최상위 선수들을 위해 돈을 쓴다면 대체 얼마나 써야 만족하겠습니까?”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만족이란 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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