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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PGA투어 4승 존 람, 리브골프 이적

남화영 기자2023.12.08 오전 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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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 모자를 쓴 존 람 [사진=리브골프]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승을 거둔 존 람(스페인)이 리브(LIV)골프와 계약한다.

골프다이제스트와 골프닷컴 등 해외 골프 매체들은 일제히 8일(한국시간) 람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리브골프로 이적한다고 보도했다. 이적 계약금은 6억 달러(7896억원)로 알려졌으나 공개되지는 않았다. 이달 말까지 예정된 PGA-PIF간 신설 법인 설립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세계랭킹 3위인 람은 2년 전 리브골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랭킹의 선수의 이적이다. 리브 골프 첫해인 지난해 디오픈을 우승한 카메론 스미스(호주)가 이적하면서 골프계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올해 마스터스 포함 4승의 다승자가 이적하는 건 PGA투어로서는 큰 충격이다.

첫해 리브골프 이적한 미켈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리브 창설 첫해 이적한 필 미켈슨(미국)은 최고 계약 금액인 2억 달러(2632억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이미 50세가 넘어 전성기를 지난 나이였다. 두 번째로 계약금이 높았던 선수는 더스틴 존슨(미국)인데 134주간 세계 1위를 지켰고 계약금은 1억5천만 달러(1974억원)였다. 디오픈 우승한 뒤 넘어간 스미스는 1억 달러(1316억원)로 알려졌다.

람은 지난 8년 동안 PGA투어 통산 11승을 거뒀다. 그중 4승을 몰아친 이번 시즌이 가장 전성기였다. 톱10에도 10번 올랐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으나 리브골프를 후원하는 PIF로서는 PGA투어와의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더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그는 지난 2년간 PGA투어와 리브골프의 대립 속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타이거 우즈 등 정상급 선수들이 직접적으로 리브를 비난할 때 중립을 지켰다. 특히 지난해 PGA챔피언십에서 람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리브골프로 넘어간 어떤 선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리브골프를 이끄는 필 미켈슨의 대학 후배로 미켈슨과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리브골프의 또다른 주요 선수 세르히오 가르시아와도 친하다. 그들이 리브골프로 옮겨갈 때도 “판단을 존중한다”고 평가했다.

마스터스 트로피 들어올리는 람 [사진=마스터스]

람이 리브골프로 이적한다는 조짐은 지난달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가 공동으로 창설한 시뮬레이션 골프리그 TGL골프리그에 불참한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며칠 전에는 올해 자신이 우승했던 아메리칸익스프레스도 디펜딩 자격으로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주요 선수들은 람의 이적에 충격을 받을 것이다. 매킬로이는 TGL 관련 기자회견에서 “며칠 전 존 람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는 PGA투어 선수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즈 역시 지난 히어로월드챌린지에서 “리브로 선수들이 옮겨간다는 것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현재 협상이 잘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람은 스스로 돈을 보고 골프하지 않는다고 했던 말은 물려야 할 상황이다. 람은 지난해 US오픈에서 리브골프 합류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돈도 좋지만 제가 4억 달러를 받는다고 해서 라이프스타일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4억 달러여도 거절했다면 6억 달러로 몸값이 뛰어서 이적했다는 건 말이 되는가?

당시 람은 말을 이었다. “제가 번 돈으로 당장 은퇴할 수 있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고 다시 골프를 치지 않을 수 있다. 저는 금전적인 이유로 골프를 해본 적이 없다. 저는 세계 최고와 경기를 하고 싶다. 저는 항상 역사와 유산에 관심이 있었고, 지금 바로 PGA투어가 그것을 가지고 있다.” 1년 만에 그 역사와 유산이 중동 골프로 옮겨가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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