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15일 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해 7언더파 공동 3위에 머물렀다. [롯데 제공]
박인비가 세계랭킹 1위 도약 기회를 놓쳤다.
박인비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하우섬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4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최종 7언더파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박인비는 ANA 인스퍼레이션 준우승에 이어 2개 대회 연속으로 아쉽게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통산 20승 도전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박인비는 3년 전 연장전 패배도 털어내지 못했다. 2015년 연장전에서 김세영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바 있다. 당시 김세영이 연장전에서 기적 같은 샷 이글을 기록해 박인비의 추격을 뿌리쳤다. 최종 12언더파로 우승한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지난해 9월 뉴질랜드 여자오픈 이후 약 7개월 만에 LPGA투어 통산 6승째를 수확했다.
선두와 2타 차로 출발한 박인비는 전반에 다소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였다. 첫 홀 버디로 상쾌하게 출발했지만 2번 홀 보기, 3번 홀 버디, 5번 홀 보기, 6번 홀 버디로 오르락내리락 했다. 6번 홀에서 5m 버디를 성공시키며 헨더슨을 2타 차로 압박했다. 하지만 이후 지루한 파 행진이 이어졌다.
타수를 줄여야 하는 13번과 14번 홀에서도 버디를 낚지 못해 우승과 점점 멀어졌다. 그러다 다시 15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힘을 냈다. 6m 거리에서 시도한 버디 퍼트가 홀을 빙글 돌아 가까스로 들어갔다. 박인비가 9언더파로 올라섰고, 헨더슨이 12번 홀에서 티샷 미스로 보기를 적어 둘의 격차는 1타로 좁혀졌다.
헨더슨은 14번 홀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드라이버 샷 이후 세컨드 샷에도 드라이버를 잡았다. 그린 앞에 거의 다 보낸 헨더슨은 칩샷을 핀 1m 옆에 붙였고,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11언더파가 된 헨더슨은 다시 2타 앞서 나갔다. 이어 헨더슨은 까다로운 16번 홀에서 티샷을 핀 3m 옆에 보낸 뒤 버디를 낚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막판 박인비의 집중력이 급속도로 떨어졌다. 17번과 18번 홀에서 연속으로 3퍼트가 나왔다. 17번 홀에서 1m보다 조금 긴 내리막 퍼트를 놓치며 파를 적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두 번째 샷이 프린지에 떨어졌지만 퍼터를 잡고 굴렀다. 첫 번째 퍼트를 핀 1m 거리에 잘 보냈지만 다시 한 번 이 짧은 퍼트를 놓쳐 2연속 보기를 기록했다. 강한 바람에도 경기를 잘 풀어나갔던 박인비는 순식간에 7언더파까지 내려 앉았다.
박인비는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 등극이 가능했다. 하지만 현 세계랭킹 1위 펑샨샨(중국)도 박인비와 같은 7언더파 공동 3위를 기록하며 ‘골프 여제’ 자리를 수성했다. 박인비와 함께 동반 라운드를 펼쳤던 펑샨샨은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순위를 끌어 올리는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지은희가 이날 1타를 줄여 3언더파 공동 11위를 차지했다. 롯데 소속의 김지현은 1타를 잃고 3언더파를 기록했다.
국내 투어 최강자인 이정은은 이날 버디 1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잃어 2언더파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정은은 마지막 홀에서 핀 2m 옆에 붙이는 환상적인 아이언 샷으로 이날 유일한 버디를 낚았다.
2015년 대회 챔피언 김세영은 2타를 줄여 1언더파 공동 19위에 올랐다. 강혜지도 1언더파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