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안 볼빅 회장이 27일 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이 열리고 있는 트래비스 포인트 골프장에서 "컬러 볼이 화이트 볼보다 더 많이 사용되는 날이 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볼빅 제공]
“앞으로 화이트 볼보다 컬러 볼을 더 많이 쓰게 될 것입니다.”
국내 용품업체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를 개최한 문경안(60) 볼빅 회장의 말투에서 자신감이 묻어났다. 28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건주 앤아버 트래비스 포인트 골프장에서 막을 내리는 볼빅 챔피언십은 올해로 3년 타이틀 스폰서 계약이 끝난다. 문 회장은 LPGA투어 개최가 볼빅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고 자평했다.
가장 큰 변화로 인지도 상승을 꼽았다. 그는 “볼빅이 글로벌 브랜드로서 전략을 수립했지만, 국내 대회를 했을 경우 로컬 브랜드 한계가 분명히 있었다. 볼빅 챔피언십을 개최하면서 미국에서 이제 볼빅 브랜드를 다 알게 됐다. 그리고 수출국도 다양해졌다”며 “2년 전에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제 글로벌 브랜드의 입지를 굳혔다”라고 평가했다.
미시건주는 미국에서 골프장이 세 번째로 많은 주다. 이전까지 볼빅 볼이 판매되는 곳은 소수에 불과했는데 이제는 미시건주에서만 1년 매출이 150만 달러(16억2000만 원)에 달할 정도로 네트워크가 확산됐다. 미시건주 교민들도 “볼빅이라는 브랜드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 모두 볼빅이 컬러 볼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업체라는 걸을 알게 됐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 동안 외면 받아왔던 미시건주에 다시 골프 대회를 정착한 시점이라 오히려 아쉬운 면이 없지 않다. 문 회장은 “갤러리가 처음에는 대회 성격을 잘 몰랐기 때문에 관심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갤러리가 늘어나는 게 보인다. 무르익을 때 마무리해서 아쉬운 점도 있다”고 밝혔다. 볼빅 챔피언십은 대회 기간 4만명의 갤러리가 찾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볼빅은 컬러 볼의 리딩 업체다. 미국 시장에서도 컬러 볼 열풍을 주도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안착시키고 있다. 문 회장은 “다른 브랜드들도 이제 컬러 볼을 모두 출시하고 있다. 볼빅의 컬러를 카피하는 업체들이 많아지고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어 매출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화이트 볼보다 컬러 볼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일본에서는 최근 컬러 볼과 화이트 볼의 판매 비율이 거의 비슷해졌다. 문 회장은 “컬러 볼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 화이트 볼 51%, 컬러 볼 49%의 판매 비율을 보이고 있다는 데럴서베이의 조사가 나왔다. 미국과 유럽도 컬러 볼의 매출이 2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정확하진 않지만 컬러 볼 40%, 화이트 볼 60%로 조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볼빅은 52가지의 다양한 색깔을 출시하는 등 컬러 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매년 신제품의 컬러 볼을 선보이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렇지만 모든 브랜드들이 이제 컬러 볼을 출시하면서 한편으론 쫓기는 입장이다. 문 회장은 “다른 브랜드는 컬러가 10가지 정도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볼빅이 앞선다고 생각한다. 컬러 볼이 많이 판매된다는 건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이라고 판단한다”며 “결국 프로 선수들도 모두 사용하는 프리미엄 볼로 가야 시장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컬러가 형태적인 부분이라면 앞으로는 코어나 커버 등의 신소재 경쟁이 중요하다.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볼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그런 업체가 되고 싶다”고 신념을 밝혔다.
지난해 1500만 달러(약 162억 원) 수출을 기록한 볼빅은 신제품 비비드 라이트와 비비드 소프트의 출시로 올해는 2배에 가까운 2500만 달러(약 270억 원) 이상의 수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앤아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