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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자축 이민지 "생애 최고의 생일"

김두용 기자2018.05.28 오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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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가 28일 볼빅 챔피언십에서 1타 차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볼빅 제공]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의 우승 시상식에서 호주교포 이민지(22·하나금융그룹)의 생일 축하송이 울려 퍼졌다.

마지막 18번홀에 운집한 갤러리와 관계자들은 주인공인 이민지의 22번째 생일을 다함께 축하했다. 승리의 환희와 생일 축하송이 더해지면서 우승의 기쁨은 배가됐다. 16언더파의 이민지는 이날 김인경(한화큐셀)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5언더파 동타로 맞은 18번홀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38홀 노보기 행진을 이어갔던 이민지는 17번홀에서 3퍼트를 범하며 이날 첫 보기를 기록했다. 자신도 깜짝 놀랐던 호쾌한 장타가 우승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티샷으로 280야드를 날려보낸 이민지는 “저도 그렇게까지 많이 날아갈진 몰랐다”고 밝혔다. 191야드를 남겨두고 이민지는 5번 아이언으로 시야에 가린 나무를 피하기 위해 높이 띄워 쳤다. 거의 그린 앞까지 잘 보낸 이민지는 칩샷을 핀 1m 옆에 붙이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그는 “리더보드를 보지 않아 잘 몰랐다. 팽팽한 승부라는 건 알고 있었다. 다른 선수를 신경 쓰기보다 제 게임에 집중한 게 적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만회했다. 그린 적중률 76.4%에 달하는 고감도 아이언 샷으로 마침내 무승 사슬을 끊어냈다. 대회 내내 견고한 샷감을 뽐냈던 이민지는 한 달 전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플레이오프 끝에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패한 아쉬운 기억도 지웠다. 당시 리디아 고가 자신의 생일을 자축하는 우승을 차지했듯이 이민지도 생일날 우승을 장식하며 완벽한 하루를 보냈다.

이민지는 "메디힐 챔피언십과는 느낌이 완전 다른 대회였다. 제 생일이 있어서 특별했고, 2타 차 선두로 출발했기 때문에 전혀 분위기가 달랐다“며 ”최고의 생일 선물이고, 가장 기쁜 생일날인 것 같다"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우승 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원)를 획득했고, 보석과 고급 리조트 숙박권 등 다양한 부상도 덤으로 받았다.

이민지의 어머니가 차려준 '한국식' 아침 생일상도 큰 도움이 됐다. 갈비탕, 생선전 등 이민지가 좋아하는 음식을 잔뜩 차려주며 기를 불어넣었다. 이민지는 "특별한 생일상으로 힘이 생겼고, 미역국은 좋아하지 않아서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1년 7개월의 무승 사슬을 끊어내면서 이민지는 한층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톱10 10번을 기록하는 등 경기력이 나쁘진 않았다. 우승을 하지 못해 조급하거나 압박감을 느끼진 않았다”며 “그래도 오래 기다려왔던 우승이다. 특별한 우승 순간인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US여자오픈을 앞두고 자신감도 끌어 올렸다. 이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견고한 샷감을 보여줬기 때문에 US여자오픈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전혀 다른 대회이긴 하지만 이번 주 샷감을 유지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다부진 의지를 드러냈다.

앤아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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