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2006년 안니카 소렌스탐 이후 12년 만에 US여자오픈 통산 세 번째 우승을 겨냥한다. [KLPGA 제공]
29일(현지시간) US여자오픈이 열리는 미국 앨라배마주 숄크릭 골프장에는 폭우가 내렸다. 일부 홀의 페어웨이와 그린 등이 물로 가득차면서 이날 예정됐던 연습 라운드가 취소됐다. 그래서 선수들은 드라이빙 레인지와 쇼트 게임 연습장, 퍼팅 그린에서 한정된 연습만 할 수 있었다. 숄크릭 지역에는 보통 이 시기에 오지 않았던 허리케인이 찾아오면서 코스가 축축해졌고, 30일까지 비 예보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지금껏 치러본 US여자오픈 중 가장 축축한 코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타자가 아닌 박인비에게는 더 길게 플레이될 것으로 보인다. 숄크릭 골프장은 전장 6689야드로 긴 편이다. 박인비는 “장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는 조금 더 터프하게 플레이될 것이다. 장타자들은 분명 이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까다로운 코스세팅 탓에 박인비는 “정확성이 세컨드 샷을 위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US여자오픈 코스는 러프가 길고 질기다. 그래서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키는 게 가장 안정적인 전략으로 꼽힌다. 2009년 대회 챔피언 지은희는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러프에 들어간다면 그린 적중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린 주변에서의 쇼트 게임에 따라 우승자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박인비는 날씨와 코스 변수를 크게 개의치 않고 통산 세 번째 US여자오픈 우승에 도전할 계획이다. 2008년과 2013년 대회 우승자인 박인비는 “지금까지 프리퍼드 라이 룰로 US여자오픈을 치러본 적이 없다. 코스 상태가 어떠하든 거기에 맞게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프리퍼드 라이 룰이 적용되지 않는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대회 중 가장 까다로운 코스 세팅으로 유명한 US여자오픈은 버디가 아닌 파를 기록해도 괜찮은 스코어로 평가 받는다.
박인비는 2006년 안니카 소렌스탐 이후 12년 만에 US여자오픈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최근 페이스가 좋은 박인비는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그는 “항상 1년 중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가 US여자오픈이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더 없이 큰 영광”이라고 욕심을 드러냈다. 박인비는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에게 연장 끝에 석패한 바 있다.
지난 20일 끝난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국내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던 박인비의 분위기는 좋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결전의 장소로 날아가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US여자오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전망했다. 지난 3월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박인비는 올해 LPGA투어 7개 대회에 출전해 2위 2번, 3위 1번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상금랭킹과 올해의 선수 2위, 평균 타수 3위 등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골프 여제’ 박인비는 전인지, 모리야 쭈타누깐(태국)과 1, 2라운드에서 함께 플레이를 한다. 전인지는 2015년 대회 챔피언이다. 디펜딩 챔피언 박성현은 김인경, 아마추어 소피아 슈버트(미국)와 동반 라운드를 펼친다. 볼빅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을 당했던 박성현은 트래비스 포인트 골프장에 남아 샷감을 조율한 뒤 지난 28일 앨라배마주로 건너갔다.
JTBC골프는 US여자오픈 1~2라운드를 1, 2일 오전 4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