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는 헨더슨. 22살인 그는 남녀 프로 골프를 통틀어 캐나다 출신으로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다.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와이어투와이어로 통산 9승째를 거뒀다. 캐나다 남녀 프로골프를 통틀어 최다승 기록도 세웠다.
17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의 블라이더필즈CC(파72·6639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총상금 200만달러)에서다.
쌀쌀한 날씩 속에 스웨터를 입고 경기에 나선 헨더슨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잡고, 보기는 1개만 범하며 2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다.
15번 홀까지 버디만 3개를 잡고 2타 차 선두였던 헨더슨은 16번 홀에서 보기를 했다. 그러나 18번 홀(파5)에서 투 온을 시킨 뒤 3퍼트 파로 경기를 마치면서 '호주 동포' 오수현, 렉시 톰슨(미국), 하타오카 나사(일본) 등의 거센 추격을 1타 차로 물리쳤다. 첫날 기분 좋은 홀인원을 앞세워 선두로 나선 뒤 나흘 내내 선두를 달린 끝에 차지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30만달러(약 3억5000만원).
이번 대회는 '헨더슨에 의한, 헨더슨을 위한' 대회였다. 헨더슨은 대회 1라운드에서 행운의 홀인원을 앞세워 8언더파를 적어냈다. 2라운드에서도 8타를 줄이면서 36홀 최소타 기록(16언더파 128타)을 세웠고,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54홀 최소타 기록(19언더파 197타)을 다시 썼다. 대회 첫째 날 우천으로 인해 순연이 되면서 둘째 날 30홀을 도는 강행군 속에서 작성한 의미있는 기록이었다.
지난 4월 롯데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2승째, 통산 9승째다. 헨더슨은 이번 우승으로 만 22세의 나이에 LPGA 투어에서 활동한 캐나다 선수 최다승 기록을 갈아 치웠다. 헨더슨의 기록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로 범위를 넓혀도 캐나다 선수 최다승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자신을 포함해 샌드라 포스트(LPGA), 조지 너드슨, 마이크 위어(이상 PGA)가 보유했던 8승이었다. 헨더슨은 "롯데 챔피언십에서 여덟 번째 우승을 한 뒤 아홉 번째 우승은 내게 큰 숙제였다. 기록을 깨게 돼 너무 좋다. 앞으로 더 많은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헨더슨은 우승 확정 뒤 그린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의 샴페인 세례를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날은 미국 현지 날짜로 '아버지의 날'이었다. 헨더슨은 "부모님과 언니 앞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특별한 일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다. 아버지의 날에 우승을 하게 돼 더 특별하다"고 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유소연(29·메디힐)이 최종 합계 13언더파 공동 9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박인비31·KB금융)는 12언더파 공동 16위, 고진영(24·하이트)은 11언더파 공동 2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