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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최경주의 조언 “꿈을 품었다면 그곳으로 가라”

여주=남화영 기자2023.10.06 오후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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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는 최경주 [사진=KPGA]

“목표를 미국프로골프(PGA)투어로 정했으면 그곳에서 길을 찾아라. 한국에서 잘해서 기회가 오겠지 생각하기보다는 일단 목표를 세운 뒤에는 그곳의 잔디, 환경, 문화, 언어에 익숙해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국인으로 PGA투어를 가장 먼저 개척한 선배 최경주(53)가 후배 골퍼 선수들을 향한 조언이다. 최경주는 6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파72 7232야드) 에서 열린 현대해상최경주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5억 원) 2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해외 무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선험자로서의 귀중한 조언을 했다.

최경주는 영어도 모르고 매니저도 없는 상태에서 2000년 PGA투어에 진출해 역경을 딛고 성공했고 8승을 거두었다. 지금은 50세 이상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챔피언스투어에서 활동하는데 2년 전 퓨어인슈어런스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시니어 투어에서 우승을 거둔 바 있다.

세컨드 샷 하는 최경주 [사진=KPGA]

이 대회를 위해 5개월만에 귀국한 최경주는 1라운드 4오버파 76타를 친 데 이어 오전에 출발한 2라운드에서도 더블보기 한 개를 더해 4타를 잃고 중간합계 8오버파 152타로 현재 공동 80위권이다.

2라운드 대회를 마친 최경주는 이틀 경기를 돌아보면서 코스 세팅을 어렵게 해서 선수들에게 변별력을 높인 점을 의미있게 지적했다. 최경주는 5월에는 제주도에서 SK텔레콤오픈을 앞두고 코스 세팅을 주관한다. 이 대회 역시 난도를 높인 코스로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자극하고 있다.

프레스룸에서도 최경주 대회에서 최경주 선수가 출전하면 코스 세팅 부분에서 수준이 달라진다는 질문에 대해 의식하고 노력한다면서 말했다. “골프장에 러프를 길게 길러달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말 잘 해 주셨다. 아마 골프장은 내장객들에게 불만도 받았을 것이다. 페럼클럽의 뚝심과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점이다.”

경기를 마친 최경주 [사진=KPGA]

최경주는 코스를 어렵게 세팅하는 데 이유도 밝혔다. “이 코스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가 평상시에 접하지 못했을 뿐이다. 해외투어나 공동 주관 대회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코스일 것이다. 그러한 코스에서 경기하면 선수들은 당황한다. 아시안투어나 DP투어, PGA투어에 나가 좋은 성적을 내려면 그런 코스에서 경기하면서 항상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대회 코스 세팅에 대해 구자철 KPGA협회장은 페이스북에 ‘버디도 많이 나오고 쉽게 세팅하는 코스라야 좋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구 회장은 SK텔레콤오픈의 어려운 세팅과 관련해 ‘국내 대회가 인기를 얻으려면 재미나야 한다는 게 내 믿음’이라고 적으면서 ‘코스 세팅을 어렵게 하는 건 선수들을 생고생 시키는 것’이라고 적었다.

SK텔레콤오픈과 최경주인비테이셔널 등 최경주는 자신이 출전하는 대회는 코스 세팅을 어렵게 하라고 주문한다. 선수들이 괴로울수록 기량은 나아진다는 철학에 따른 것이다. 비록 자신이 그 어려운 세팅으로 컷 탈락을 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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