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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메이저 퀸, 역사는 계속된다

김두용 기자2016.09.20 오전 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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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여왕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28·KB금융그룹), 그리고 김효주(21·롯데)와 전인지(22·하이트진로)의 공통점은-.

메이저 대회 기록을 경신하면서 세계 여자골프역사의 한 획을 긋고 있는 선수라는 것이다. 이제 남녀 골프의 메이저 기록은 한국 여자 골퍼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18일밤 끝난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전인지는 남녀 골프를 통틀어 메이저 최소타 기록(263타)을 세웠다. 이에 앞서 지난달엔 박인비가 116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골프의 메이저 대회 정복사는 박세리부터 시작됐다. 1998년 5월 박세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첫 승을 메이저 대회인 LPGA 챔피언십에서 챙겼다. 한 달 반 뒤인 그해 7월 US여자오픈에서는 '맨발의 투혼'을 발휘하면서 외환위기 속에서 시름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다. LPGA 투어 첫 승과 두번째 승리를 모두 메이저 대회에서 수확하는 진기록을 세운 것이다. 연장전 6전 전승의 전적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박세리는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미국 무대를 정복했다.

'세리 키즈'인 박인비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대회 최연소(19세11개월18일) 우승 기록을 세우며 LPGA 투어 첫 승을 거뒀다. 2013년에는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 만에 메이저 3연승의 대기록을 세우며 '인비 시대'를 열었다. 박인비는 LPGA 투어 통산 17승 중 7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챙겼다.



2014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당시 10대 소녀였던 김효주가 '사고'를 쳤다. 대회 1라운드에서 김효주는 보기 없이 버디 10개를 낚는 무결점 플레이로 10언더파 61타를 기록했다. 남녀 골프를 통틀어 61타는 18홀 기준으로 메이저 최소타 기록이다. 무섭게 몰아친 김효주는 결국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퀸’의 계보를 이었다.

전인지가 18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정점을 찍었다. 18홀이 아닌 72홀 메이저 최소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여자 골프 메이저 54홀 최소타 기록(194타)도 경신했다. 미국 CNN은 "전인지가 결점 없는 플레이로 큰 성과를 거뒀다"고 극찬했다.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은 "한국 선수들은 주니어 시절부터 혹독한 경쟁을 벌이며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정신력과 집중력이 특히 강한 편이다"고 설명했다. 임경빈 JTBC골프 해설위원은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은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 기량 뿐만 아니라 정신력까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조수경 스포츠심리연구소 박사는 "한국에선 남자 골퍼보다 여자 골퍼들이 멘털 트레이닝에 관심이 많다. 어린 나이부터 일찌감치 상담을 받으면서 약점을 극복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박세리가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지만 한국 여자골프의 미래는 밝다. 박인비가 건재하고 전인지와 유소연(26·하나금융)·김세영(23·미래에셋)도 상승세를 타면서 한국여자골프는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임경빈 해설위원은 "올시즌 국내 무대에서 7승을 거둔 박성현(23·넵스)이 내년부터 LPGA투어에 가세하면 한국여자골프의 열풍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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