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왼쪽)-넬리 코다 자매는 기량뿐 아니라 외모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제시카 코다 인스타그램]
미국의 제시카 코다(24)-넬리 코다(19)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최강 자매 타이틀에 도전한다.
동생 넬리는 지난 달 30일 끝난 2017 개막전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공동 5위를 차지했다. 넬리는 정회원이 된 후 첫 LPGA투어 대회에서 5위를 차지하며 올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쾌조의 출발을 알린 넬리는 박성현의 신인왕 경쟁 후보로 급부상했다. 넬리는 세계랭킹도 89계단 뛰어 249위로 도약했다.
코다 자매는 5년 전부터 미국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기량뿐 아니라 외모도 빼어나 스타성이 부각됐다. 둘은 주니어 시절부터 출중한 기량을 선보이며 아마추어 대회를 휩쓸었다. 또 모델 같은 몸매지만 호쾌한 장타를 때려 장래성이 부각됐다. '필드의 모델'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들은 방송과 잡지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여자로서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제시카와 넬리는 역대 최강 자매로 꼽히는 스웨덴의 안니카 소렌스탐-샬로타 소렌스탐의 명성을 뛰어넘을 수 있는 후보다. LPGA투어에서 안니카는 72승, 샬로타는 1승을 챙겼다. 나란히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언니 안니카에게 무게 추가 많이 쏠렸다. 소렌스탐 자매는 메이저 대회에서 유일하게 동반 톱10에 오른 기록도 갖고 있다. 1999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샬로타 5위, 안니카 7위를 기록했다.
현역 최강 자매는 모리야 쭈타누깐-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다. 에리야가 지난해 5승을 챙겼고, 언니 모리야는 2013년 신인왕 출신이다. 모리야는 아직 우승이 없다. 그래서 이 자매도 동생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
모리야-에리야 쭈타누깐 자매.
코다 자매는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제시카가 LPGA투어 통산 4승을 챙기며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넬리는 올해 신인으로 데뷔했지만 잠재력이 돋보인다. 넬리는 지난해 2부 시메트라투어에서 상금랭킹 9위로 올해 시드권을 따냈다. 신인이지만 오래 전부터 이름을 알렸다. 2013년 US여자오픈에서 14세11개월 나이로 출전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당시 컷을 통과 후 공동 64위를 차지해 주목 받았다.
2015년 만 18세 미만은 정회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에 걸려 LPGA 진출도 늦어졌다. 넬리는 2015년 LPGA 2차 퀄리파잉(Q)스쿨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나이 제한 규정 탓에 3차 Q스쿨을 치르지 않았다.
넬리는 지난해 US여자오픈에 출전해 공동 59위를 차지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178cm로 언니 제시카보다 2cm 신장이 작지만 언니보다 드라이버 샷을 더 멀리 보낸다. 바하마 클래식에서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61.88야드로 이 부문 8위에 올랐다. 270야드에 달하는 호쾌한 드라이버 샷을 펑펑 때려낸다. 넬리는 “바하마 클래식의 첫 9홀은 너무 떨리고 긴장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 리듬을 찾았다. 매우 흥미로운 첫 대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넬리는 언니보다 승부 근성이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코다 자매는 알려진 대로 테니스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테니스 스타 페트르 코다의 딸이다. 아버지 페트르는 “넬리는 제시카보다 승부욕이 강하고 욕심이 많다. 나를 가장 많이 닮아 기대가 크다”고 말한 적이 있다. 넬리 역시 2013년 US여자오픈 출전 당시 “5년 뒤 LPGA투어에서 언니를 능가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US여자오픈 출전도 동생 넬리가 빨랐다. 제시카는 2008년 첫 출전 당시 나이가 15세4개월이었다.
지금은 제시카가 우승 경력과 경험 면에서 많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넬리가 LPGA투어에서 순조롭게 적응한다면 언니를 매섭게 추격할 것으로 보인다. 기량뿐 아니라 스타성 등을 고려하면 코다 자매가 소렌스탐과 쭈타누깐 자매를 능가할 가능성이 크다.
넬리 코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