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정은 8일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 3-4위전에서 5홀 차를 뒤집는 대역전쇼를 연출했다.
허미정(대방건설)이 대역전극을 펼치며 미셸 위(미국)를 제압했다.
8일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멕시코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시티바나멕스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 3-4위전. 결승전보다 더 짜릿한 승부가 연출됐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와 7위 펑샨샨 등을 제압하며 승승장구했던 허미정은 극적인 뒤집기쇼를 선보였다.
허미정은 미셸 위를 맞아 2번 홀까지 버디를 1개씩 주고 받으며 균형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후 승부의 추가 미셸 위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미셸 위는 3번 홀과 5번 홀 버디를 낚았고, 6번 홀에서는 허미정이 보기를 적어 순식간에 3홀 차로 앞서 나갔다. 또 허미정이 9번과 10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는 바람에 격차는 5홀로 벌어졌다.
8홀을 남기고 5홀 차라 승부가 결정된 듯 보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허미정은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매치플레이의 묘미를 보여줬다. 허미정은 11번과 12번 홀 버디로 2홀을 만회했다. 허미정의 기세에 당황한 미셸 위가 13번 홀에서 보기를 적어 둘의 격차는 2홀 차로 좁혀졌다. 허미정은 15번 홀을 파로 막으며 다시 1홀 차로 추격했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던 미셸 위는 12번 홀부터 15번 홀까지 4연속 보기를 적으며 흔들렸다.
결국 미셸 위가 17번 홀에서 또 다시 보기를 기록해 올 스퀘어가 만들어졌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승부가 결정될 수 있었다. 허미정이 실수를 범해 보기를 적었다. 그러나 미셸 위는 승부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던 치명적인 파 퍼트 미스로 연장 승부를 허용했다.
연장전 승부도 흥미진진했다. 20번째 홀에서 미셸 위는 핀 60cm 옆에 샷을 붙여 버디 기회를 잡았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허미정은 7야드 거리에서 회심의 칩인 버디를 성공시키며 승부를 다음 홀로 끌고 갔다. 결국 허미정은 22번째 홀에서 버디를 낚아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3위를 차지한 허미정은 이번 대회에서 올 시즌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허미정은 텍사스 슛아웃 5위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톱5 안에 들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허미정은 올해 톱5 3회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유소연 못지않게 꾸준함도 뽐내고 있다. 그는 올해 8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컷 통과에 성공했고, 3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한 번도 없다.
허미정은 견고한 샷과 장기인 컴퓨터 퍼트를 바탕으로 좋은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다. 최종 라운드 뒷심 부족 등을 해결한다면 조만간 우승컵도 들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