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휴식기를 맞아 김인경(왼쪽)은 여행, 박인비는 국내 나들이를 택했다.
여행, 휴식, 국내 나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가 이번 주부터 2주간 방학을 맞았다. 이번 주는 대회가 없고, 다음 주에는 미국과 유럽의 대륙 대항전인 솔하임컵이 열려 한국 자매들은 모처럼 꿀맛 같은 휴식기를 맞았다. LPGA투어는 24일 캐나다 여자오픈을 통해 재개될 예정이다.
숨 바쁘게 달려온 한국 자매들은 모처럼 휴식을 만끽하고 있다. 브리티시 여자오픈 챔피언 김인경은 매니저와 함께 유럽 여행을 이틀한 뒤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인고의 시간을 견딘 후 메이저 첫 승을 거둔 김인경이은스스로에게 선물을 준 셈이다. 그는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 다음 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골프의 발상지인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찍은 영상을 올려 잔디를 정리하고 있는 코스 관리자들을 ‘진정한 영웅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인경은 한국 시간으로 10일 미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에서 곧바로 한국으로 입국한 선수들도 많다. 박인비를 비롯해 박성현, 이미향, 김세영, 최운정 등이 한국에 잠시 들어왔다. 박인비는 11일부터 사흘간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한다.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인비는 국내 투어 첫 승을 겨냥하고 있다.
이미향과 김세영도 국내 나들이를 택했다. 둘은 18일부터 경기 양평에서 열리는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 나란히 출전해 국내 팬들 앞에서 호쾌한 샷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세영과 이미향은 올해 나란히 1승씩 챙기고 있다. 김세영은 지난 5월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에서 정상에 올랐고, 이미향은 지난 7월 스코티시 여자오픈에서 LPGA투어 통산 2승째를 신고했다. 특히 둘은 이 대회와 인연이 깊다. 김세영이 국내 투어에서 2015년 마지막으로 우승한 대회고, 이미향은 지난해 국내 투어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박성현도 8일 귀국했다. 하지만 박성현은 국내 투어 출전 대신 휴식을 선택했다. 그는 스폰서 행사 외 일정을 잡지 않았고, 재충전을 통해 하반기를 대비할 예정이다. 박성현은 17일 다시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다.
한국은 상반기에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장하나의 호주여자오픈 첫 승을 시작으로 김인경의 브리티시 여자오픈까지 무려 12승을 쓸어 담았다. 김인경이 3승으로 가장 많은 승수를 챙겼고, 유소연이 2승을 수확했다. 이외 박인비 양희영 김세영 이미향 박성현 이미림 장하나가 1승씩을 보탰다.
한국은 하반기에 역대 한 시즌 최다승(15승) 경신 기록에 도전한다. 4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고 있는 지금의 페이스라면 무난히 2015년 최다승 기록도 뛰어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은 대회는 모두 12개. 4승만 보태면 신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 박성현은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워낙 좋기 때문에 15승 이상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전반기 22개 대회 12승으로 승률 54.5%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15승 이상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후반기에 또 하나의 대기록을 바라보고 있다. 바로 한 시즌에 메이저 4개 대회를 정복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가 4개 메이저 대회를 석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올해 ANA 인스퍼레이션 유소연, US여자오픈 박성현, 브리티시 여자오픈 김인경이 메이저를 정복했다. 9월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결과에 따라 대기록 작성 여부가 결정된다. 만약 기록 달성에 성공한다면 ‘코리안 그랜드 슬램’이 될 수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