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의 필승조였던 박인비-유소연 조가 25일 챔피언스 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둘째 날 1승1무4패로 밀리며 5-7로 역전을 헌납했다. [KLPGA 제공]
‘필승조’마저 충격패를 당한 언니팀이 역전을 허용했다.
25일 경북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팀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팀 대항전인 ING생명 챔피언스 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둘째 날 포섬 매치. 첫 날 포볼 매치에서 3.5-2.5로 리드를 잡았던 LPGA 팀은 1승1무4패로 1.5점을 획득하는데 그쳐 5-7로 리드를 내줬다. 마지막 날 싱글매치 12경기의 승부에 따라 우승팀이 가려지게 됐다. 역대 전적에서는 2전 전승으로 LPGA 팀이 앞서 있다.
이번 대회는 LPGA와 KLPGA 대항전으로 이벤트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자존심을 건 양팀의 대결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막내 최혜진이 자신 때문에 패했다는 자책감에 눈물을 글썽거렸을 정도로 강한 승부욕을 보여줬다. 마지막 매치인 이미향-김효주와 고진영-이승현의 경기에서는 ‘줄자’까지 등장할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필승조인 박인비와 유소연이 기선 제압을 위해 첫 조로 나섰다. 하지만 김지영과 김민선의 패기에 밀렸다. 3번 홀에서 이글로 한 홀 리드를 잡았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다음 홀에서 보기를 범해 올 스퀘어를 허용했고, 계속 끌려 나갔다. 10번 홀까지 균형이 기울지 않고 팽팽한 추가 유지됐다. 후반 들어 김지영과 김민선이 날카로운 샷을 앞세워 리드를 잡기 시작했다.
김지영-김민선 조는 12, 1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두 홀 차로 앞서나갔다. 이후 16번 홀까지 파행진이 이어졌다. 김민선은 17번 홀에서 까다로운 7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1홀 남기고 2홀 차 승리를 거뒀다. 그 동안 좋은 결과를 냈던 박인비-유소연 조합이 패한 건 LPGA 팀으로서는 충격이었다.
두 번째 조로 출발했던 이정은6-배선우는 LPGA의 이정은5-이미림을 5홀 차로 크게 압도하며 KLPGA에 두 번째 승리를 안겼다. 네 번째 조로 나섰던 장하나-이다연도 LPGA의 허미정-양희영 조를 4홀 차로 따돌리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LPGA는 김세영과 지은희 조가 그나마 자존심을 세웠다. 마지막 홀에서 김세영이 2.5m 버디를 집어넣으며 최혜진-김자영 조에 1홀 차 진땀승을 거뒀다. 올해 아마추어로 2승을 거뒀던 막내 최혜진은 이날 패배를 자책하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세영은 “(최)혜진이 샷감이 좋지 않아서 겨우 이길 수 있었다. KLPGA 팀의 기량이 지난해와는 또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KLPGA 김지현-오지현 조는 최나연-신지은 조에 승리했다. 마지막 조로 나섰던 LPGA 이미향-김효주과 KLPGA 고진영-이승현 매치는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가 이어졌다. 17번 홀 그린 주변에서는 샷 선공을 놓고 ‘줄자’가 등장해 볼과 핀까지 거리를 재는 장면이 나올 정도로 신경전도 벌어졌다. 결국 마지막 홀에서 두 팀 모두 파를 적어 무승부로 끝났다. 올해를 끝으로 LPGA투어에 진출하는고진영은 이날도 무승부를 기록하며 이 대회 전적 4승4무로 무패행진을 이어나갔다.
호스트인 박인비는 “오늘 큰 미스는 없었는데 날카로움이 떨어졌던 것 같다. 싱글 매치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첫 날 휴식을 취했던 유소연은 “다행히 어깨 통증은 없었다. 마지막 날에는 더 좋은 경기를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경주=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