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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팀원에게 선물과 힐링 같았던 '경주 나들이'

김두용 기자2017.11.26 오후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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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참가한 LPGA 팀원들이 '박인비 디너' 등 '경주 나들이'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KLPGA 제공]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팀이 처음으로 패했다. 하지만 세계를 돌며 장기 레이스를 마치고 돌아온 LPGA 팀원들에게 선물 같은 대회였던 건 변함 없다.

호스트인 박인비(29)는 LPGA팀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팀 대항전인 ING생명 챔피언스 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이 부산에서 경주로 장소가 옮겨지자 더 바빠졌다. 대회는 24일부터 26일까지 경북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 골프장에서 열렸다. 골프장 점검은 물론이고 선수들 초청까지 바쁜 나날들이 이어졌다. 특히 경주는 남편 남기협 프로의 고향이기도 해 신경이 더 쓰였다.

박인비 부부는 손님맞이와 축제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지난 24일 처음으로 ‘박인비 디너’도 열었다.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챔피언스 디너처럼 직접 메뉴를 선정해서 선수들에게 대접하는 양식이 비슷했다. 박인비는 고심 끝에 평소 남편과 함께 다녔던 맛집으로 선수들을 데려갔다. 메뉴는 오리불고기. 소고기 등은 매번 먹는 메뉴라 색다른 것을 생각하다 선택한 아담한 단골식당이었다.

‘박인비 디너’는 대성공이었다. 참여한 22명이 오리 20마리를 먹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이미림은 “양희영 선수와 점심도 먹지 않고 갔다. 허겁지겁 먹었던 것 같다. 맛이 일품이었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박인비는 “선수들이 피곤해 할까봐 걱정했는데 많이 와서 맛있게 먹어줘 뿌듯했다. 식당 사장님이 선수들의 남다른 식성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남기협 프로는 외조로 분주했다. 박인비가 선수들을 챙겼다면 그는 국내외 캐디들을 보살폈다. 23일 40명 정도 되는 캐디와 관계자들에게 한우를 대접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남기협 프로는 “아무래도 우리 부부에게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골프장을 비롯해 선수와 갤러리들을 위한 시설과 편의 등이 너무 좋아 잘 치러진 것 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LPGA 선수들은 경주의 관광명소인 첨성대를 둘러보는 등 ‘경주 나들이’에 행복함을 표현했다. 올해 처음으로 참가한 최나연은 “정말 좋은 경험이자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8년 만에 LPGA 우승컵을 추가했던 지은희는 “시즌을 마무리하고 다 같이 모여서 서로 이야기하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이어서 힐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골프가 개인 종목이라 시즌 중에는 이런 기회가 없다. 후배들과 친해지고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은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포항의 지진 피해민에게 1억5000만원의 성금도 전달, 대회 의미를 더했다. 박인비는 “한국만 열 수 있는 대회라 남다른 것 같다. 선수들이 멋진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이고 적극적으로 도와줘 대회가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에서는 KLPGA가 혼자 3승을 챙겨 MVP에 오른 배선우의 활약을 앞세워 13-11로 승리했다. 2015년 대회 창설 후 처음으로 ‘언니’ LPGA팀을 물리치고 상금 6억5000만원을 챙겼다.

LPGA 팀원들은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치르고 바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탓에 시차 적응 등의 어려움이 따랐다. 그래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 그래서 몇몇 선수들은 "미국 코스에서 LPGA와 KLPGA 팀 멤버들이 한 번 경쟁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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