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가 1일 LPGA투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를 쳤다. [센토사=이지연 기자]
‘맏언니’ 지은희가 싱가포르에서 가벼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은희는 1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다. 67타는 센토사 골프클럽에서 적은 본인의 최저타 기록이다. 이전까지 지은희의 센토사 골프클럽 최저타는 2014년(4라운드)과 2009년(1라운드)에 기록했던 3언더파 69타였다. 당시에는 센토사 골프클럽의 세라퐁 코스에서 대회가 열렸다. 싱가포르 대회는 지난해부터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에서 열리고 있다. 지은희는 이 대회에서 톱10에 한 번도 든 적이 없다.
이날 지은희는 견고한 샷감을 뽐냈다. 페어웨이 안착률 92.8%, 그린 적중률 83.3%를 기록했다. 28개를 기록했던 퍼트도 좋았다. 옥에 티라면 마지막 9번 홀 파 퍼트였다. 6언더파 단독 선두를 달렸던 지은희는 9번 홀에서 멋진 벙커 샷으로 핀 1.5m 옆에 공을 붙였다. 하지만 파 퍼트가 홀을 돌고 나오며 첫 번째 보기를 적었다.
10번 홀에서 출발했던 지은희는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전반에 2타를 줄인 그는 후반 8번 홀에서 탭인 버디를 낚으며 6언더파까지 치고 올라갔다. 단독 선두로 마지막 홀을 맞았지만 파 퍼트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1타를 잃었다. 지은희는 “샷이 너무 좋아 퍼트에 부담이 없었다. 마지막 홀에서 바람의 영향으로 세게 치려다가 실수가 나왔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주는 경기 감각을 익히는데 집중했고, 이번 주는 편안해졌다”고 덧붙였다.
지은희는 지난해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8년 만에 우승컵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2009년 US여자오픈 우승 후 스윙을 교정하다 슬럼프가 찾아와 오랜 시간 동안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스윙 교정은 마무리 단계다. 그는 “겨울 내내 스윙을 가다듬었고, 많이 자연스러워졌다. 이제는 샷을 하는데 부담이 적다”고 털어놓았다.
맏언니에 대한 부담감 없지만 성적에 대한 욕심은 젊은 선수들 못지않다. 그만큼 아직 골프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그는 “맏언니라 부담감은 없고 오히려 후배들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하는 동기부여가 된다. 지난해 이어 우승을 하고 싶고, 상금랭킹 톱10가 목표”라고 다부진 의욕을 드러냈다. 지은희의 지난해 상금랭킹은 23위였고, 역대 최고 상금랭킹은 2009년 13위였다. 올해 지은희는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