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리 코다는 4일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에서 18년 만에 자매 연속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1타 차로 아쉽게 실패했다.
역사적인 2주 연속 자매 선수의 우승 기록이 아쉽게 무산됐다.
4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미녀 자매 골퍼’ 제시카, 넬리 코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동생 넬리는 15언더파로 1타 차 선두로 출발해 생애 첫 우승을 겨냥했다. 만약 넬리가 우승하면 지난 주 혼다 LPGA 타일랜드의 제시카 정상 정복에 이어 2주 연속 자매 선수의 우승 대기록이 작성될 수 있었다.
LPGA투어 역사상 자매 선수 연속 우승은 한 번뿐이었다. 안니카-샬로타 소렌스탐(스웨덴) 자매가 2000년 2연승을 기록한 바 있다. 언니 안니카가 3월 개막전인 웰치스 서클 K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고, 일주일 뒤 동생 샬로타가 스탠타드 레지스터 핑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코다 자매는 소렌스탐 자매 이후 무려 18년 만에 대기록에 도전했다. 넬리도 “힘든 턱 수술을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한 언니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며 다부진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스무 살 넬리는 최종일 챔피언 조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전날 정교한 아이언 샷과 빼어난 퍼트감을 자랑하며 선두에 올랐던 넬리였지만 마지막 날 퍼트를 33개나 하는 등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최종일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이는데 머물렀다. 역전 우승을 차지한 미셸 위는 7타를 줄이는 몰아치기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마지막 18번 홀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까다로운 홀에서 넬리는 세컨드 샷을 2.5m 거리에 잘 붙여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버디 퍼트를 넣으면 연장 승부로 몰고갈 수 있었다. 하지만 넬리의 퍼트는 왼쪽으로 빠졌다. 너무 신중했던 나머지 자신감 있게 퍼트를 하지 못했다. 마지막 날 내내 챔피언 조의 중압감에 눌린 넬리는 3라운드처럼 과감하게 퍼트를 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마라톤 클래식에서도 선두로 출발했지만 마지막 날 3타를 잃으며 우승컵을 놓쳤던 안타까운 모습이 반복된 셈이다.
넬리는 버디 퍼트를 실패한 뒤 어깨가 축 처졌다. 먼저 경기를 끝내고 동생을 기다렸던 제시카는 어깨를 감싸며 넬리를 위로해줬다. 넬리는 그래도 이번 대회에서 LPGA투어 역대 본인의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종전 최고 성적이 공동 5위였지만 넬리는 이번 대회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언니와 동반 톱10 진입에도 성공했다. 제시카는 12언더파 공동 10위에 올랐다. 둘은 지난 해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전에서도 동반 톱10을 기록한 바 있다.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는 모리야,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자매가 동반 톱10에 오르며 주목을 끌었다. 최고 자매 자리를 놓고 형성된 코다 자매와 쭈타누깐 자매의 치열한 경쟁구도가 올 시즌 LPGA투어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