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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통산 20승' vs 린드베리 '192전193기'

김두용 기자2018.04.02 오후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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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와 페르닐라 린드베리가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컵을 놓고 명승부를 이어나가고 있다.

통산 20승 vs 생애 첫 승.

박인비와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가 시즌 첫 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놓고 명승부를 이어나가고 있다. 둘은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쇼어 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 4라운드에서 15언더파 동타로 연장 승부를 벌였다. 하지만 조명까지 켜고 펼친 연장 네 번째 홀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해 1박2일 연장 승부로 챔피언을 가리게 됐다.

박인비는 LPGA투어 통산 20승을 겨냥하고 있다. 그는 2013년 대회 우승 후 5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린드베리는 이번 대회에서 LPGA투어 통산 첫 승을 겨냥하고 있다. 린드베리는 2011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이후 7년 만에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LPGA투어 첫 승을 노리고 있다. 린드베리는 2010년 LPGA 데뷔 후 192전193기에 나선다. 제니퍼 송도 통산 첫 승을 노렸지만 연장 세 번째 홀에서 파에 머무르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선두에 4타 차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던 박인비는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엮어 5타를 줄이며 연장 승부에 합류했다. 선두로 출발했던 린드베리는 1타를 줄이며 연장에 들어간 뒤 첫 승 희망을 이어나가고 있다.

메이저 7승에 빛나는 박인비는 관록을 앞세워 추격전을 벌였다. 13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13언더파로 도약한 박인비는 14번 홀에서도 프린지에서 절묘한 퍼트를 보여줬다. 4m 거리에서 자신 있게 스트로크를 했고, 공은 홀로 빨려 들어가며 2연속 버디로 연결됐다. 이 버디로 박인비는 14언더파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공동 선두를 달리던 박인비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16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러프에 떨어졌다. 하지만 칩샷이 너무 짧았고, 7m 거리의 파 퍼트가 빗나가면서 이날 두 번째 보기를 적었다. 하지만 박인비는 파3 17번 홀에서 티샷을 그린에 잘 보낸 뒤 내리막 7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곧바로 바운스 백에 성공했다. 한 홀을 남겨두고 다시 14언더파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마지막 홀에서도 박인비는 1.2m 버디 퍼트를 가볍게 집어넣으며 15언더파 고지를 밟았다. 박인비는 마지막 6개 홀에서 버디 4개를 낚아내는 등 매서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린드베리는 1번과 3번 홀에서 보기를 적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메이저 대회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 경험이 없었던 린드베리는 초반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꾸역꾸역 파 세이브를 해나갔고, 후반 들어 다시 제 페이스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특히 린드베리는 벙커 샷 세이브를 계속해서 성공시키는 등 첫 승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여줬다. 린드베리도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연장전에 합류하는 등 매서운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 네 홀에서도 박인비와 린드베리는 한 치 물러섬 없는 명승부를 보여줬다.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박인비가 절묘한 웨지 샷으로 핀 1m 내에 붙이며 상대를 압박했다. 하지만 린드베리도 이에 질세라 핀 1.5m 가까이 잘 붙였다. 신중하게 라인을 살피고 또 살폈던 린드베리는 기어코 이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승부를 네 번째 홀로 끌고갔다.

공이 잘 안 보일 정도로 깜깜해진 상황에서 돌입한 연장 네 번째 홀. 3번 우드로 전략적으로 티샷을 구사했던 박인비는 세 번째 샷이 왼쪽으로 당겨지면서 10m 이상의 먼 거리 퍼트를 남겨뒀다. 내리막에 까다로운 라이였지만 과감하게 스트로크 한 공은 홀 오른쪽 끝을 살짝 훑고 지나갈 정도로 날카로웠다. 린드베리가 프린지에서 시도한 퍼트도 홀을 빗겨나갔다. '골프 여제' 박인비는 2m 남은 쉽지 않은 파 퍼트를 가볍게 홀에 집어넣으며 '1박2일 연장 승부'로 이끌어냈다.

연장 다섯 번째 홀 승부는 일몰로 인해 다음 날로 연기됐다. 한국 시간으로 2일 밤 12시 10번 홀에서 시작된다. 10번-17번-18번 홀로 이어지며 연장전 승부가 벌어지게 된다. 박인비는 "오늘과 달리 새로운 홀에서 연장전이 열리게 돼 흥분된다. 아침 일찍 티오프가 익숙하지 않지만 내일 오전에는 빨리 몸을 끌어올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린드베리는 "저로서는 져도 잃을 게 없다. 오늘 늦게까지 경기를 한 덕분에 일찍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부터 최고의 명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1983년 메이저로 승격된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3명 연장 승부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1박2일 연장 승부'도 최초다. 박인비와 린드베리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손에 땀을 쥐게하는 승부를 연출하고 있다.

역대 ANA 인스퍼레이션 최고의 명승부는 2006년 카리 웹(호주)의 역전승이다. 당시 웹은 마지막 홀에서 116야드 샷 이글을 성공시키는 등 마지막 날 7언더파를 몰아치며 연장전에 합류했다. 연장 상대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였다. 웹은 연장 첫 홀에서 2m 버디를 낚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마지막 날 7타 차 뒤집기는 대회 최다 타수 역전승 기록으로 남아있다.

JTBC골프는 1박2일 연장 승부 혈투를 2일 밤 11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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