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 텍사스 클래식 1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면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사진 신중혁]
박성현이 폭풍우를 뚫고 모처럼 단독 선두에 올랐다.
5일(한국시간) 시즌 11번째 대회인 ‘볼런티어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클래식’ 1라운드가 일몰로 인해 순연됐다. 대회는 3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텍사스주 더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파71)에서 4라운드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첫날과 둘째 날에 연이어 폭풍우와 안개 등으로 인해 기상이 악화되면서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결국 주최 측은 36홀 축소 운영을 발표했고 이날 경기마저 6차 연기 끝에 일몰로 순연됐다. 절반가량의 선수들이 티잉 그라운드도 밟지 못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박성현의 플레이는 빛났다. 보수 작업을 진행했지만 폭풍우의 여파로 코스 일부엔 물이 고여 있었고 바람 역시 거셌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박성현은 이날 버디를 7개나 솎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박성현도 일몰 순연으로 18홀을 끝까지 돌진 못했다. 1라운드 4홀을 잔여 경기로 두고 다음 날 경기를 이어간다. 6언더파 단독 1위인 박성현의 뒤로 신지은과 김세영이 4언더파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10번 홀(파4)에서 1라운드를 시작한 박성현은 시작부터 버디를 낚았다. 12번(파3)에서 보기를 했지만 14, 15번 홀과 17, 18번 홀에서 2연속 버디를 2번이나 만들어냈다. 전반에만 4타를 줄인 박성현은 후반 2번 홀(파3)과 4번 홀(파5)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선보이며 2타차 단독 선두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박성현의 샷감은 독보적이었다. 드라이브 샷 평균 거리는 253야드를 기록했고, 페어웨이 안착률은 무려 100%(10/10)를 찍었다. 14홀에서 퍼트를 16개만 기록하는 등 그린 위에서의 견고함도 빛났다.
박성현은 2017년 루키 해에 3관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올 시즌 초반은 다소 부진했다. 첫 대회였던 혼다 타일랜드에서 공동 22위를 했고 HSBC 위민스 챔피언스 공동 24위,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 공동 49위였다. 기아 클래식에선 데뷔 후 첫 컷 탈락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휴젤-JTBC LA 오픈에서 시즌 두 번째 컷 탈락을 당한 뒤 메디힐 챔피언십을 건너뛰고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 시작 전부터 최근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다. LPGA는 대회를 앞두고 박성현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이들은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박성현에겐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면서 “그 기회가 텍사스 클래식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신지은과 김세영도 선전하고 있다. 신지은은 14홀을 돌며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솎아냈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김세영은 첫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긴 했지만 버디를 5개를 낚았다. 13홀을 돌았다.
한편, 대회가 열리는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에는 내일도 이른 아침부터 짙은 안개가 예고되어 있다. 주최 측은 “일요일까지 36홀을 모두 치르는 게 목표지만 기상 악화로 인해 더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하루를 더 예비일로 두고 있다”면서 “2라운드는 갤러리들의 안전을 위해 현장 관람이 불가하다”고 발표했다.
대회가 2라운드 경기로 축소되면서 컷 탈락이 없어졌다. 상금은 상위 70위 이상의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만 지급될 예정이다.
JTBC골프는 대회 2라운드를 6일 오전 6시15분부터 생중계한다.
정두용 기자 jung.duy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