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예선전 최연소 출전자 김민규 [사진=코오롱한국오픈 조직위]
예선전은 ‘오픈(Open)’이라는 대회를 구성하는 요건이다. 아마추어 골퍼까지도 신청할 수 있고 출전할 기회가 열려 있다는 의미다.
올해로 제152회를 개최하는 가장 오랜 골프 대회 디오픈이나 제124회를 치른 US오픈처럼 아마추어 골프 역사가 오랜 내셔널타이틀 대회에서는 출전 선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예선전이 형성되었고 100년 이상의 역사를 쌓았다.
디오픈의 예선전은 로열리버풀에서 열린 1907년의 제47회 대회에서 처음 도입되었다. 당시 화, 수요일 이틀을 치렀는데 화요일은 165명이 36홀 경기를 치러 34명을 선발했고, 수요일은 170명이 신청해 33명이 합격했다. 이들이 목, 금요일 이틀간 하루 36홀씩 본 경기를 펼친 결과 화요일 예선전에서 수석으로 통과했던 프랑스의 아노드 마시가 우승했다.
US오픈은 1924년에 대회 신청자가 319명으로 늘어 시작했으니 올해가 100주년이 되는 해다. 지난해는 역대 최다인 1만187명이 신청했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올해 아마추어 출전 자격을 핸디캡 0.4이하로 지난해(1.4)보다 높이자 신청자는 9,522명으로 줄었다. 그래도 인기는 많다. 12세 소년 벡 패트릭이 최연소, 74세 키스 크림프가 최고령 신청자였다.
2022년 한국오픈 챔피언 김민규 [사진=코오롱한국오픈 조직위]
1차 예선은 지난 4월22일부터 5월20일까지 한 달여 미국 전역 109개 골프장에서 치러졌는데 통과자는 530명이었다. 이들과 1차전 면제자까지 합쳐 937명이 미국 10개 골프장과 영국, 일본, 캐나다에서 2라운드 36홀 경기를 펼쳐 본선 진출자 68명을 가려냈다. 이들은 88명의 예선전 면제 선수들과 함께 156명의 본 대회 출전 선수 리스트를 완성했다.
코오롱 한국오픈은 지난 2006년에 예선전 제도를 도입했는데 대회가 열리는 주간 월요일에 치르는 ‘먼데이 퀄리파잉’ 개념이었다. 이 대회는 아시안투어와 공동 주관하기 때문에 국내 출전 선수가 적은 만큼 월요일에 대회장인 우정힐스에서 18홀 경기를 치러 10명 남짓 출전 선수를 추가할 수 있었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8년간 적게는 한 해 112명에서 최대 204명까지 월요일 예선전을 통해 3일 뒤에 열리는 대회 출전의 마지막 기회를 노렸다. 총 1,128명이 응모했는데 그중에 아마추어(국가 상비군과 미드 아마, 재야의 고수, 일반인)는 총 288명이었다. 그 결과 70명(아마추어 13명)이 본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올해 예선전 3위 황도연과 송승회 코오롱 부사장 [사진=코오롱한국오픈 조직위]
10년간 5268명 신청해 201명 출전
2014년부터는 코오롱이 미국, 영국의 해외 메이저 대회 방식을 본따 1, 2차 예선전 방식을 채택했다. 첫해는 1차 예선전에 아마추어까지 185명이 응모했고, 18홀 경기 결과 50명(프로 41명, 아마추어 9명)이 2차 예선에 올라갔다. 2차 예선전은 1차 통과자에 전년도 코리안투어 상금 순위 61~120위까지 총 111명이 출전해 최종 6명을 추려냈다.
2년째인 2015년에는 더 많은 선수들이 신청했다. 282명이 1차 예선에 응모했고, 122명이 2차 예선을 치렀다. 이번엔 전년도의 3배인 18명이 한국오픈 출전권을 받았다. 2016년에는 역대 최다 인원인 711명이 1차 예선전을 신청했다. 준회원(현재는 ‘투어프로’와 구분되는 개념의 ‘프로’)과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프로에게까지 1차전 신청 문호를 확대했기 때문이었다.
제60회를 맞은 2017년 코오롱 한국오픈은 대회 일정이 6월초로 4개월여 당겨지고 디오픈 퀄리파잉 대회로 변모했다. 예선전 개최 시기도 초봄으로 당겨졌다. 4월 중순부터 4번 치러진 예선전에 561명이 신청했다. 이 해는 아시안투어 출전자가 줄어 예선전을 통해 출전한 선수가 무려 27명에 이르렀다. 최민철이 가장 좋은 성적인 6위로 마쳤다.
10년간 한국오픈 예선전 변천
2018년은 1차전에 672명이 신청했고, 2차 예선전에서는 5언더파를 친 김재열이 수석을 하고 20명이 대회 출전 티켓을 받았다. 2019년 대회는 580명이 신청했는데 방식을 고도화했다. 4번의 1차 예선을 거쳐 올라온 144명에 대해 해외 메이저 대회처럼 우정힐스에서 2라운드 36홀 방식으로 출전자를 가리도록 했다.
2020년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회가 열리지 못했고, 2021년은 671명이 응모했는데 수석을 한 투어 10년차 강윤석과 20명이 출전권을 받았다. 2022년은 505명이 1차 예선에 나왔고, 추려진 143명 중에 2차 예선 36홀 경기로 18명을 가렸다. 우승자는 2017년 예선전을 최연소 통과자 김민규여서 의미를 더했다.
지난해 예선전에서는 공정함을 높이기 위해 1차 예선전 장소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듄스 코스로 이전했는데 548명이 출전했다. 10주년을 맞은 올해는 553명이 1차전 응모했고 2차전 결과 김범수가 6언더파로 수석올 했다. 그런데 올해는 출전 엔트리 방식을 변경한 덕에 예선전 통한 출전자가 33명으로 역대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석 통과한 김홍택은 올해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피언이다. [사진=코오롱한국오픈 조직위]
1차 예선 코스 전국 확대 기대
코오롱 한국오픈은 144명 출전에 아시안투어 선수도 50명 이상 나오는 국제 대회다. 그래서 국내 프로들에게 주어지는 출전권 숫자는 일반 대회보다 적다. 하지만 다른 해외 메이저 대회처럼 1, 2차 예선전 시스템을 통해 많은 선수들이 신청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1.4 이하 핸디캡을 제출한 골퍼는 전체 응모자의 20% 내외인 110명에 이르렀다.
1차 예선 응모 자격은 폭넓다. 5월8일까지의 코리안투어 카테고리 121위 이후의 투어프로가 신청할 수 있다. 준회원에 해당하는 프로, 2부 챌린지투어 선수까지도 신청 가능하다. KPGA투어프로 뿐만 아니라 프로 자격을 가진 이들에게 문호를 넓혔다. 참가금은 프로 15만원(아마추어 8만원)이고 대회는 4인1조로 진행하는데 캐디는 골프장의 하우스캐디가 맡는다.
2차 예선은 1차 예선전 라운드마다 상위 20명씩을 추려 총 80명이 자격을 얻는다. 또한 KPGA투어 카테고리 61∼120위 이내 투어프로, 지난해 KPGA 2부 투어 상금 20위 이내 선수는 1차 예선은 면제되고 2차로 직행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활동하던 선수의 참여가 늘면서 다양한 선수들이 지난 10년간 1, 2차 예선전 체계를 조용히 키웠다.
이를 통해 스타도 많이 배출했다. 2017년 예선전 최연소로 통과자 김민규가 2022년 챔피언이 됐고, 예선전으로 출전해 6위를 했던 최민철이 이듬해 우승했다. 예선전으로 본 대회에 나온 선수의 성적은 4위가 최고지만 우승도 가능하다. 누가 이 우승의 기회를 잡는 드마라를 쓸지 기대된다. JTBC골프에서 20일 오전 11시부터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