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이 26일 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낚는 노보기 플레이를 펼쳤다. [볼빅 제공]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인 김인경이 노보기 플레이를 펼치며 상위권으로 뛰어 올랐다.
김인경은 26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건주 앤아버 트래비스 포인트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낚으며 5언더파 공동 12위까지 뛰었다. 처음 트래비스 포인트 골프장을 찾은 김인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안정감 있는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하타오카 나사(일본)가 9언더파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인다. 김인경은 이번 대회에서 그린 주변 벙커에 공을 5번이나 빠트리고도 모두 파 세이브를 해내는 놀라운 집중력을 드러내고 있다. 벙커 세이브율 100%다. 또 1라운드 27개, 2라운드 26개로 퍼트 수도 적었다. 클러치 퍼트가 돋보였다고 볼 수 있다.
1번 홀에서 출발한 김인경은 3번과 5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순항했다. 샷이 조금씩 흔들리면서 러프나 벙커에 보냈지만 꾸역꾸역 파 세이브를 해나가며 4언더파로 10번 홀에 들어섰다. 11번 홀에서도 환상적인 파 세이브로 흐름을 계속 이어나갔다. 7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드 샷이 그린 사이드 벙커에 빠졌다. 위기 상황에서 김인경은 벙커 샷을 핀에 잘 붙여 보기를 피했다.
17번 홀에서는 멋진 하이브리드 샷이 나왔다. 티샷 거리가 짧았지만 하이브리드로 핀을 잘 공략했다. 여섯 발 정도 되는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킨 김인경은 5언더파를 만들었다. 마지막 홀에서도 5m 거리의 버디 찬스를 잡았지만 아쉽게 홀을 빗겨나갔다. 김인경은 “티샷이 좋았다.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상황이 많았는데 퍼팅으로 세이브를 잘 했다”고 평했다.
특히 모멘텀이 많았던 라운드였다. 그는 “그린이 작아서 크지 않은 실수들이 여러 차례 나왔다. 그래도 파 세이브를 잘 했던 게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1라운드에서는 전반에 실수가 많았는데 2라운드에서는 전반에 실수 없이 넘어가 좋은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했던 김인경은 짠물 퍼팅으로 US여자오픈을 앞두고 반등에 성공하고 있다. 그는 “오후에 확실히 바람이 더 분다. 페어웨이를 꼭 지켜야 하고 전장이 길지만 제 눈에 맞는 코스”라며 “다음 주 US여자오픈을 앞두고 좋은 시험무대인 것 같다”고 미소를 보였다.
지난해 3승을 챙겼던 김인경은 올해 초반 페이스가 주춤한 상황이다. 톱10 1회만 기록하고 있다. 세계랭킹은 8위로 떨어졌다. 그는 “지난 1~2개월 동안 뜻대로 되는 부분이 없었다. 침착하게 하다 보니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중요한 경기가 다가오는데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김세영이 이날 4타를 줄이며 4언더파 공동 17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특히 김세영은 후반에만 버디 4개를 낚으며 지난해 이 대회 컷 탈락 아픔을 씻어냈다. 첫 날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스코어를 적었던 유선영은 1타를 잃어 3언더파 공동 21위로 하락했다.
볼빅 소속의 이미향은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적어 1오버파로 아쉽게 커트라인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박성현은 이날도 1타를 잃어 4오버파로 컷 탈락했다.
JTBC골프는 대회 3라운드를 27일 오전 3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앤아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