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30일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4오버파를 치며 합계 5오버파로 컷 탈락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가 충격적인 컷 탈락을 당했다.
박인비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켐퍼 레이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2개를 뽑았지만 보기 6개를 범하며 4타를 잃었다. 중간합계 5오버파로 떨어진 박인비는 3오버파로 형성된 커트라인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박인비는 올 시즌 첫 컷 탈락을 기록했다.
가장 강점을 나타낸 대회에서 이틀 연속 오버파를 친 것도 충격적이다. 박인비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전신 LPGA 챔피언십)에서 3회 연속(2013~2015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또 2016년에는 명예의 전당 입회를 확정 짓는 등 남다른 의미가 있는 대회이기도 하다. 최근 좋은 흐름을 타고 있었던 박인비는 미키 라이트(미국)의 대회 최다 우승(4회) 기록에 도전했다. 하지만 컷을 넘지 못하고 일찍 짐을 싸야 했다.
박인비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 이틀 연속 오버파를 기록한 것도 11개월 만이다. 박인비는 지난해 7월 스코티시 여자오픈 2, 3라운드에서 각 6오버파, 7오버파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지난 9개 대회에서 오버파 라운드가 3차례뿐이었다. 이날 기록한 4오버파 76타는 시즌 최악의 스코어이기도 하다.
샷감이 흔들리면서 좋은 스코어를 적지 못했다. 이날 그린 적중률은 50%에 머물렀다. 페어웨이를 한 번만 놓치는 등 티샷 정확도는 빼어났다. 그러나 아이언 샷이 말을 듣지 않으면서 온그린 확률이 떨어졌다. 그린 적중률을 고려하면 퍼트 수 30개도 많은 편이다. 정확한 아이언 샷과 정교한 퍼트가 장기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박인비답지 않은 경기력이 이어진 셈이다.
박인비는 통산 8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했다. 올해 첫 번째 메이저 대회에서 연장 끝에 패한 아쉬움을 이번 대회에서도 풀지 못했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박인비는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와 ‘1박2일 연장 혈투’를 벌였지만 8차 연장 끝에 석패한 바 있다.
박인비가 컷 탈락하면서 세계 1위 자리도 위태롭게 됐다. 박인비(8.05점)와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의 세계랭킹 포인트 격차는 0.55점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뒤집힐 수도 있다. 박인비는 지난 4월23일 세계 1위를 탈환한 뒤 10주 연속으로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다행히도 박인비와 동반 라운드를 펼쳤던 쭈타누깐의 성적도 좋지 않다. 쭈타누깐은 이날 1타를 잃어 1오버파 공동 37위에 머물렀다. 쭈타누깐이 우승 경쟁을 벌이지 못한다면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세계랭킹 3위 렉시 톰슨(미국)도 1오버파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출전할 각국의 4명의 대표 명단이 확정된다. 박인비는 컷 탈락에 상관없이 태극마크를 달고 올해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