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고 감격에 겨워하는 랑거 [사진=PGA투어]
20미터가 넘는 거리의 공동 선두 상황에서 친 퍼트가 한참을 굴러 홀에 들어갔다. 노장은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고 모자를 땅에 내팽개치는 역동의 세리머니를 했다.
베른하르드 랑거(독일)가 67세 최고령으로 미국프로골프(PGA)챔피언스투어 2024 찰스슈왑컵 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에서 시니어 투어 47승을 달성했다.
랑거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피닉스컨트리클럽(파71 6860야드)에서 열린 대회 파이널 라운드에서 버디 8개에 보기 3개를 묶어 자신의 나이보다 한 타 적은 66타 에이지슈트를 쳤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66타. 2라운드에서 64타를 친 뒤로 3라운드 67타에 이어 3일 연속 에이지슈트로 역대 PGA시니어 대회 23번째 기록을 쌓았다.
랑거의 마지막 홀 버디 상황 [사진=PGA투어]
1972년에 정규 프로에 데뷔한 랑거는 2007년 50세 이상의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뒤 18시즌 연속 매년 1승 이상을 올리면서 지난해까지 46승의 최다승 기록을 세우고 있다. 2017년엔 한 시즌에 7승을 올리기도 했다. 2위는 헤일 어윈(미국)의 45승인데 지난해 2승을 거두면서 랑거가 기록자로 올라섰다.
올해는 지난 2월 피클볼을 하다가 왼쪽 아킬레스건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부진한 성적을 냈다. 3라운드를 마친 랑거는 “올해 겪은 일들 때문에 우승을 한다면 큰 의미가 있다”면서 “챔피언스 투어 경력에서 한 시즌 우승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내일은 조금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어센션채리티클래식에서 양용은과의 연장전 끝에 패해 무관으로 넘어가나 싶었지만 최종전에서 영광을 안았다. 역대 챔피언스 투어 355개 대회에 나와서 47승 외에도 2위 42번, 3위 29번에 톱10 230번, 그리고 컷 탈락은 단 한 번에 그친다. 또한 67세 2개월 14일의 나이로 챔피언스 역사상 최고령 우승자 기록을 연장했다.
랑거가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스티븐 알커(뉴질랜드)가 버디 6개에 보기 한 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쳐서 공동 2위(17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해 최종전에서 우승했던 알커는 “이번 주 챔피언십을 방어하는 것이 목표였고 그렇다면 슈왑 컵은 보너스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이 대회 2위를 하고도 시즌 랭킹 1위로 슈왑컵을 차지하게 됐다.
리차드 그린(호주)이 6언더파 65타를 쳐서 공동 2위로 마쳤다. 슈왑컵 랭킹은 3계단 올라 3위가 됐다. 알렉스 체카(독일)가 3타를 줄여 4위(13언더파), 로드 팸플링(호주)이 68타를 쳐서 5위(10언더파)로 마쳤다. 2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스튜어트 싱크(미국)는 켄 다니카와(미국)와 공동 6위(9언더파), 어니 엘스(남아공)는 67타를 쳐서 공동 13위(7언더파)로 마쳤다.
올해 메이저인 시니어디오픈에서 우승한 최경주는 이날은 이븐파를 쳐서 공동 23위(2언더파)로 마쳤다. 이로써 올 시즌 찰스 슈왑 랭킹은 한 계단 내려 8위다. 양용은은 4타를 줄여 32위(3오버파)로 마치면서 시즌 랭킹 역시 한 계단 내려앉은 6위로 마무리했다.
JTBC골프&스포츠에서 11일 오전 10시반부터 35명의 레전드들이 벌이는 찰스슈왑 최종전 최종 라운드를 위성 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