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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PGA 챔피언스투어의 한국 열풍

남화영 기자2024.09.10 오후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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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승으로 트로피 들어올린 양용은

50세 이상의 베테랑들이 펼치는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올해 투어 5년차 최경주가 메이저인 시니어 디오픈에서 우승한 데 이어 투어 3년차 양용은이 어센션채리티클래식에서 백전노장 베른하르드 랑거(독일)와의 연장전 끝에 첫승을 올리는 등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211명 선수가 속한 찰스슈왑 포인트에서 최경주는 5위, 양용은은 6위, 위창수는 37위로 상위권이다.

오는 11월4일 찰스슈왑챔피언십으로 마무리되는 챔피언스투어의 포인트는 상금이 곧 포인트다. ‘이지 스윙’의 대명사인 어니 엘스(남아공)가 상금 203만여 달러(27억원)로 선두이고, 스티븐 에임스(캐나다)가 200만여 달러로 2위다. 그 뒤를 스티븐 알커(뉴질랜드)와 리차드 그린(호주)이 추격하고 있다.

65세에 시니어 46승을 올린 랑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엘스는 메이저 카울리그컴퍼니스챔피언십을 포함 시즌 3승을 올렸다. 톱10에만 9번 들었을 정도로 탁월했다. 지난 5년간 총 97번의 대회에 나와 통산 6승을 쌓았다. 60세의 에임스 역시 시즌 3승을 올렸고 톱10에는 13번 들었을 정도로 뛰어났다. 투어 10년차인 에임스는 216개의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53세의 알커는 올해 15개 대회 나와 개막전인 미쓰비시전기에서 우승한 외에 4개 대회에서 2위를 했을 정도로 탁월했다. 역시 53세의 그린은 무려 20개의 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해 우승은 없지만 3개 대회에서 2위를 하는 등 골고루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최경주가 5년 전에 투어에 진출해 외로이 분투했으나 2022년부터 양용은, 위창수가 가세하면서 두터워졌다. 올해 50세가 되면서 처음 합류한 최호성은 2개의 대회만 나와 클로가드 클래식에서 43위로 마쳐 상금 8800달러를 벌어 현재 포인트 163위로 순위가 낮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일정 조율이 쉽지 않다.

시니어 디오픈 우승한 최경주[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시니어투어는 50~60대가 주류를 이루는 국내 골퍼층과도 연령대가 부합한다. 올해 65세의 랑거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허리 부상을 염려해 롱 퍼터를 사용해 퍼트를 한다. 비거리는 젊은 선수들에 비해 짧을 수 있으나 그린 주변에서의 숏게임은 거의 마술쇼를 보는 듯 정교하고 예리하다. 골퍼들은 베테랑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기량에 감동한다.

코스 자체도 7000야드를 넘지 않는 전장에서 치러지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상위권에 오르는 선수들이 엘스, 랑거를 비롯해 스티브 스트리커, 스튜어트 싱크, 제리 켈리, 데이비드 톰스, 존 댈리(이상 미국), 비제이 싱(피지), 패드레이그 해링턴(아일랜드), 레티프 구센(남아공) 등 세계 1위를 했거나 메이저에서 우승했던 선수들이라 친근하다.

향후 타이거 우즈가 시니어 무대에 들어오기만 하면 이 투어의 인기는 폭등할 것이다. 시니어투어는 3일 54홀로 마치는 경기가 많고 카트를 타고 경기할 수 있으니 수많은 부상으로 인해 간혹 18홀을 걷기 힘들어하는 우즈에게는 적합하다. 양용은이 다시 우즈와 시니어 메이저에서 맞붙게 되는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첫 우승이 멀지 않은 위창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현재 남은 챔피언스투어 대회는 이번주 샌포드인터내셔널을 비롯해 예닐곱 개다. 한국 선수들이 우승 스토리를 추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PGA투어에서는 15년 만이자 일본투어 우승 이후 6년만에 72번째 출전 무대에서 첫승을 맛본 양용은은 매주 5회 이상의 웨이트 트레이닝과 10년 가까운 간헐적 단식으로 체중 82~83kg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투어에서 5승을 거두면서 더 활동할 수 있었던 양용은은 미국 시니어 연차가 되면서 곧장 미국행을 택했다. 첫해는 찰스 슈왑컵 포인트 29위로 마쳤으나 지난해는 14위로 올라섰다. 올해는 1승에 톱10에만 6번 들었다. 우승 상금 31만5천 달러(4억2367만원)를 보탠 142만여 달러(19억원)는 한국이나 일본의 정규 투어 선수보다 많은 금액이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방송으로 우승하는 모습을 감격스럽게 지켜보았다’고 축하 인사를 보내자 ‘제가 좀더 노력해보겠습니다’라고 기운 넘치는 답변을 했다. 그의 두 번째 우승 도전은 오는 14일 오후 1시반부터 JTBC골프&스포츠 채널에서 샌포드인터내셔널 1라운드가 위성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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