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린 WM 피닉스 오픈 3라운드에서 샘 라이더의 홀인원에 환호하는 갤러리들. 맥주캔이 던져지는 등 관중들의 환호성이 대단했다.
13일(한국시간) 열린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WM 피닉스 오픈 3라운드 16번 홀(파3)은 축제 분위기였다. 2만여 갤러리가 스탠드에서 한 장면을 보고 크게 흥분했다. 샘 라이더(미국)가 124야드로 세팅된 16번 홀에서 54도 웨지로 티샷을 했는데, 공은 핀 오른쪽 30cm 지점에 떨어지고서 그대로 홀을 향해 굴러 들어갔다. 2015년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 이후 7년 만에 이 홀에서 나온 홀인원이었다. 이 대회의 시그니처 홀인 이 홀에서 홀인원이 나온 건 역대 10번째였다.
WM 피닉스 오픈이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의 16번 홀은 PGA 투어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홀이다. 피닉스 오픈 자체가 선수가 샷을 할 때마다 환호하거나 야유를 퍼붓는 게 허용된다. 특히 홀 주변을 에워싸 거대한 스탠드를 만들어 일반 스타디움 같은 느낌이 드는 16번 홀은 로마 시대 검투장을 연상케 해 '콜로세움'으로도 불린다. 지난 1997년 타이거 우즈가 이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을 때, 2016년 엘드릭(LDRIC)이라는 로봇이 홀인원을 기록했을 때,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2011년 백혈병을 극복하고 프로 골퍼로 뛰던 고(故) 제러드 라일(호주)의 홀인원도 대단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TPC 소그래스 17번 홀. [사진 Gettyimages]
TPC 스코츠데일의 16번 홀처럼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PGA 투어 홀이 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 17번 홀(파3)이 있다. 아일랜드 모양의 이 홀은 샷이 조금만 빗나가도 해저드로 빠져 '지옥의 홀'로 꼽힌다. 반면 홀인원이 나오면 피닉스 오픈 만큼 어마어마한 환호성이 터진다. 2019년 라이언 무어(미국)의 홀인원까지 이 홀에선 통산 9차례 홀인원이 나왔다.
오거스타 내셔널의 16번 홀. [사진 Gettyimages]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의 16번 홀(파3)엔 선수들이 '장난'을 많이 하는 홀로 꼽힌다. 170야드 파3 홀인 16번 홀은 티잉 구역에서 그린 끝까지 연못이 길게 이어져 있어 선수들이 ‘물수제비 샷’으로 팬 서비스를 하는 전통이 있다. 지난 2020년엔 욘 람(스페인)이 물수제비 샷 이후 올라온 공이 환상적인 궤적을 그리면서 홀로 빨려 들어가 큰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