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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올해 한 마디로 정리하면 'Good'

이지연 기자2017.12.05 오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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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중혁, cooperation 티뷰론골프장, 리츠칼튼 호텔]

세계 랭킹 1위에 올랐지만 1주 천하로 끝났는데.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뒤 굉장히 축하를 많이 받았다. 그 말을 듣고 “1주 만에 내려올 수도 있다”고 답했다. 부담스럽기도 했고 편하게 생각하고 싶어서 그런 말을 하면서 웃어 넘겼는데, 말대로 진짜 1주일 만에 세계랭킹 1위에서 내려왔다. 그래서 말은 쉽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 같다(웃음). 마지막 대회에서 펑샨샨 선수의 캐디에게 캐디 빕이 전달되는 모습을 봤는데 ‘지난주에 내 캐디가 입었었지’라는 생각이 나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가 있다면?

역시 US여자오픈인 것 같다. 지금도 가족, 친구들과 당시 이야기를 하는데, 여전히 믿어지지 않는다. 특히 최종일 18번 홀의 플레이는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린 뒤로 볼이 넘어갔는데 볼이 놓인 라이가 굉장히 어려웠다. 홀 뒤쪽으로는 해저드가 있었고 그린도 내리막 경사였다. 갤러리를 했던 코치님은 ‘퍼터를 들겠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상황에서 웨지를 들고 정말 쉽지 않은 샷을 기가 막히게 해낸 것 같다.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절대 그런 샷을 만들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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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ND 2: 4pm 외신도 놀란 무아지경 플레이
박성현은 2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무려 7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12언더파로 2위 그룹에 3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전반 9홀에서 5개 홀 연속 버디를 하는 등 그야말로 무아지경의 플레이가 나왔다. 외신은 박성현의 경기에 “경쟁자들을 완전히 압도한 플레이였다”는 찬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박성현은 “생각한 대로 샷이 잘 됐다. 그러나 아직 2라운드가 남아 있다”며 스스로를 낮췄다.

반면 가장 아쉬움이 남는 대회는?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이다. 모든 타이틀을 다 달성하지 못해서라기보다는 선두권에 있다가 우승을 못한 것이 가장 크다. 마지막 대회라서 그런 느낌도 드는 것 같다. 시즌이 끝나니 마음이 허전하다.

투어 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영어가 가장 힘들었다. 장거리 이동을 하거나 먹고 자는 것에서는 큰 불편함을 못 느꼈다. 하지만 영어를 잘 못하니까 굉장히 불편했다.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속앓이도 많이 했다.

올 한 해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한참을 생각한 뒤)Good? 내가 욕심이 많은 건지 모르겠지만 너무 아쉬운 대회들이 많았다. 대단한 일을 했다기보다는 그냥 ‘슈퍼루키’라는 말에 걸맞은 성적을 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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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ND 3: 4pm 컨디션 난조, 애견 아토 방문에 웃음
박성현은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서 몸이 무거웠다. 샷감은 물론 퍼트감도 이전 라운드와는 완전히 달라졌고, 이날만 3타를 잃었다. 중간 합계 9언더파 공동 5위. 다소 표정이 굳어졌던 박성현은 경기를 마친 뒤 7개월 된 애견 아토가 대회장을 깜짝 방문하자 다시 미소를 지었다. 아토와 함께하면서 어느새 그는 다시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시즌이 끝났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LPGA투어는 시즌이 빨리 시작되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 대한 준비를 빨리 해야 할 것 같다. 시즌이 끝나기 전부터 내년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했다. 물론 잠깐의 휴식이 필요하겠지만 그 기간을 줄이고 훈련을 더 일찍 시작할 예정이다. 올겨울에는 가장 약하다고 생각되는 퍼트를 향상시키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할 것 같다. 내년을 위해 탄탄히 준비하겠다.

내년 시즌 목표는?

매년 새로운 목표는 ‘지난해보다 더 나은 한해가 되자’이다. 조금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올 시즌은 LPGA투어 첫해라 많이 즐기지 못했는데, 내년에는 더 재미있게 투어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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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ND 4: 3pm 반전 드라마로 올해의 선수상, 최고의 마무리
마지막날에 박성현은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 스타일로 경기를 풀어 나갔고, 3타를 줄였다. 하지만 선두로 나선 렉시 톰슨과는 여전히 2~3타의 차. 올해의 선수상 등은 물거품이 된 듯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끝난다고 여겨진 순간, 반전 드라마가 일어났다. 톰슨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50cm 내리막 파 퍼트를 넣지 못했고, 뒷 조로 경기한 에리야 쭈타누깐이 2홀 연속 버디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박성현은 최종 합계 12언더파로 공동 6위에 올랐지만 올해의 선수 점수 6점을 더해 LPGA투어 역사상 처음으로 올해의 선수 트로피를 유소연과 공동 수상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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