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로서 축복받은 체격조건, 실생활에서는 콤플렉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 허관무(60)씨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한 허미정은 중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작은 키가 콤플렉스였다. 그러나 중학교 3학년 때 갑자기 15cm가 자라면서 스윙이 바뀌어 슬럼프를 겪었다. 280mm까지 자란 발 때문에 국내에서는 맞는 신발을 찾지 못하는 웃지 못할 사연도 겪었다.
골프를 어떻게 하게 됐나?
골프를 좋아한 아빠를 따라 연습장을 드나들다가 나도 골프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는 내가 어린 시절부터 어떤 것을 해도 끈기 있게 하는 면을 보고 운동을 해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지금은 키가 크지만 당시에는 키가 작고 체격 조건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주위에서는 내가 운동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국가대표 시절(2005~2006년) 170cm가 넘는 큰 키로 시원한 장타를 날렸는데 키는 언제 자란 것인가?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신장이 157~8cm 정도였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 때인 2004년에 15cm 정도가 자랐다. 갑자기 크면서 스윙이 달라져 드라이버 입스가 왔다. 약 1년 정도 굉장히 고생을 했다.
키도 크지만 팔, 다리가 길다. 골프 선수로서는 좋은 조건이다.
아무래도 팔이 기니까 스윙을 할 때 스윙아크를 크게 만들 수 있고 그만큼 거리를 많이 낼 수 있는 것 같다. 다리가 길어서 좋은 점은 특별히 모르겠다. 다른 선수보다 빠르게 홀 이동을 할 수 있다는 정도가 아닐까(웃음).
키가 크고 팔, 다리가 기니 발도 클 것 같다.
사실 발이 콤플렉스다. 280mm 사이즈의 신발을 신는다. 미국에 가기 전에는 맞는 신발이 없어 남녀 공용 신발을 주로 신었다.
발도 갑자기 자란 것인가?
손과 발은 어렸을 때부터 큰 편이었다. 주위 사람들이 발이 크면 키가 큰다고 했는데 그 말대로 됐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일주일에 한 치수씩 발 사이즈가 달라져 매주 신발을 사야 했다. 신발 가격이 만만치 않아 아빠에게 죄송했다.
그래도 작은 것보다는 큰 게 낫지 않나?
골프를 할 때는 몰라도 실생활에서는 불편함이 많다. 팔, 다리가 너무 길어 맞는 옷이 많지 않다. 쇼핑을 하러 갔다가 스트레스만 받고 그냥 되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옷이나 치장하는데 관심이 많나?
옷보다는 메이크업, 헤어, 액세서리에 관심이 많다. 옷은 심플한 스타일의 캐주얼을 즐긴다. 그러나 귀걸이 같은 액세서리는 자주 구입하는 편이다.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 우승 뒤 ‘미녀 골퍼’라는 이미지가 강해졌다. 외모 중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물론 많은 분들이 예쁘게 봐주셔서 기분은 좋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자신있는 부분은 거의 없는데 굳이 꼽자면 얼굴이 아닌 긴 다리인 것 같다. 다리를 강조하는 골프 웨어를 많이 입고 싶지만 골프웨어도 선택의 폭이 크지 않아 입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몇 년 전에 비해 살이 많이 빠진 듯 한데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나?
여자라면 누구나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지 않을까. 그러나 그보다는 운동 선수로서 완벽한 몸을 만들고 싶어 미국 진출 초기에는 체력 훈련을 많이 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스윙을 교정하느라 체력 훈련에 다소 소홀했는데 살은 마음고생을 하면서 빠진 것 같다. 올 겨울부터는 다시 체력 훈련량을 늘릴 예정이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