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은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두 차례 기록했다. [골프파일]
‘코리안 시스터스’가 개막 5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5일부터 싱가포르의 센토사 골프장 세라퐁코스(파72·6600야드)에서 열리는 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는 한국 골퍼들과는 큰 인연이 없었다. 2009년 신지애의 우승만이 유일하고 준우승만 세 차례 기록했다.
최나연은 이 대회의 ‘불운의 아이콘’이다. 최나연은 2년 연속 우승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지난 2012년 안젤라 스탠퍼드(미국), 펑샨산(중국), 신지은과 함께 연장전에 들어갔으나 2차 연장에서 탈락했다.
다음해에도 불운은 계속됐다. 최종 라운드 진입 전 공동 선두로 출발한 최나연은 짧은 거리 퍼트를 연거푸 놓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경쟁자 루이스도 컨디션 난조로 부진했지만 최나연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마지막 홀에서 약 3m 버디 퍼트를 넣으면 연장 진입이 가능했으나 이마저도 놓치며 다시 한 번 더 준우승에 머물렀다.
신지은은 2012년 준우승이 더 아쉽다. 당시 신지은은 17번 홀까지 1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다. 우승이 눈 앞에 다가왔다. 그러나 갑자기 필드 위에 벼락이 내리쳤고 경기는 1시간 동안 중단됐다. 이후 샷이 흔들린 신지은은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연장전에 들어갔다. 신지은은 펑샨샨, 최나연이 각 1차, 2차 연장에서 탈락한 가운데 우승을 노렸지만 3차 연장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며 우승컵을 스탠퍼드에게 헌납했다.
올 시즌 4연속 우승에 성공한 한국(계) 자매들의 시선은 숫자 ‘5’에 향해 있다. “나랑 코스가 잘 안맞고 어렵다”며 그간 공동 20위 권 밖에서 머물렀던 ‘골프 여제’ 박인비는 지난해 공동 4위에 오르며 코스 적응력을 높였다. 또 올해 최근 2개 대회에서 톱10 안에 들며 샷감을 한껏 끌어 올린 상태다. 이외에도 2009년 준우승자 박희영, 유소연, 이미림, 유선영, 김효주 등이 우승 경쟁에 가세한다.
한국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미국은 이 대회만큼은 한국에 내줄 수 없다는 각오다. 최근 3년 동안 우승자(안젤라 스탠퍼드, 스테이시 루이스, 폴라 크리머)를 배출한 만큼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우승자 크리머도 “이 대회에 다시 한 번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왠지 좋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최연소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2주 연속 우승으로 한껏 기세를 올린 리디아 고는 대회 첫 우승을 노린다.
J골프는 이번 대회 1, 2라운드를 5일과 6일 오후 12시 30분에 중계한다.
서창우 기자 real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