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의 골프 신동 브룩 헨더슨은 27일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오락가락한 경기력을 보여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캐나다의 '골프 신동' 브룩 헨더슨(17)이 챔피언 조의 중압감과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헨더슨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레이크머세드골프장에서 열린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오락가락한 경기력을 보인 끝에 2타를 잃고 7언더파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한 헨더슨은 LPGA 투어 두 번째 대회 만에 톱3 안에 진입하는 훌륭한 성적표를 받았다.
17세 소녀가 언니들과 경쟁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결과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헨더슨도 “오늘 최고의 경기를 하지 못한 게 아쉽다”라고 했다. 2위 그룹에 1타 차 앞서 출발했던 헨더슨은 첫 홀에서 그린을 놓치며 보기를 적었다. 자신의 우상 중 한 명인 프레셀과 라운드에다 챔피언 조의 중압감을 떨쳐 버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긴장이 될 수밖에 없어서인지 샷이 흔들렸다. 이날 그린 적중률이 61%에 불과했다. 이번 대회 중 샷이 가장 안 됐고, 퍼트도 맘대로 되지 않았다. 3라운드까지 벙커에 공을 2번 밖에 빠뜨리지 않았는데 이날은 4차례나 벙커에 공이 들어갔다. 1타를 잃은 채 후반을 맞은 헨더슨은 12번과 13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으면서 6언더파까지 물러섰다. 선두 모건 프레셀과 3타 차로 벌어져 우승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14번 홀에서 반등했다. 행운이 조금 따랐다. 세 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뜨렸는데 15야드 벙커샷이 그대로 홀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행운의 이글로 순식간에 2타를 줄인 헨더슨은 프레셀과도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했다. 그러나 15번 홀에서 다시 그린을 놓친 헨더슨은 보기를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헨더슨은 연장전에 돌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있었다. 마지막 18번 홀 8m 정도의 버디 찬스를 앞두고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이 버디만 넣으면 8언더파로 프레셀, 리디아 고와 함께 연장전에서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생각을 했기 때문인지 퍼트는 과감하지 못했다. 퍼트가 홀컵에도 미치지 못해 결국 17세 소녀의 우승 도전은 여기서 마무리됐다.
헨더슨은 “18번 홀 퍼트를 앞두고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연장전에 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아쉽다. 하지만 챔피언 조의 분위기를 겪을 수 있어서 정말 환상적인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우승에 실패한 헨더슨은 다시 월요 예선을 통해 LPGA 투어 본선 무대를 노크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는 “이번 주 좋은 성적을 통해 자신감이 향상됐다. 다음 주부터는 원래 했던 대로 월요 예선을 통해 출전권을 따내야 한다. 그리고 오늘 같은 찬스를 다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헨더슨은 5월 둘째 주에 열리는 킹스밀 챔피언십 월요 예선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한편 우승 경쟁을 펼쳤던 곽민서도 헨더슨과 똑 같이 2타를 잃으며 74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단독 4위. 20번째 LPGA 투어 경기를 치렀던 곽민서는 첫 톱10 진입과 함께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헨더슨과 마찬가지로 역시 처음으로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했던 곽민서도 초반부터 흔들렸다. 전반에만 4타를 잃었다. 후반 들어 14번과 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뒷심을 냈지만 2타가 모자랐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