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시 톰슨은 183cm의 큰 키를 바탕으로 호쾌한 장타를 내뿜지만 올해 퍼트감이 좋지 않아 우승권에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
꺽다리의 반격이 시작됐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키다리 군단의 열풍이 대단했다. 시즌 초반 8개 대회에서 180cm가 넘는 장신들이 무려 5승을 올리며 레이스를 주도했다. 큰 신장을 바탕으로 호쾌한 장타를 내뿜은 이들은 투어를 뜨겁게 달궜다. 렉시 톰슨과 미셸 위, 제시카 코다(이상 미국),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가 그 주인공들이다. 꺽다리 군단은 아직 1승도 신고하지 못하는 등 시즌 초반에 주춤했는데 최근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렉시 톰슨은 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콜리나스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노스 텍사스 슛아웃 프리젠티드 바이 JTBC 1라운드에서 4언더파로 선두에 1타 차 뒤진 공동 4위에 올랐다. 올해 아직 우승이 없는 톰슨은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기록했다.
19살이었던 지난해 메이저 첫 승을 거두며 주가를 올렸던 톰슨은 올해 최고 성적이 7위다. 미국의 차세대 주자로 부상한 톰슨이기에 아직까지는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하는 성적표다. 톰슨은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과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각 7위를 차지했고, 기아 클래식에서는 공동 10위에 올랐다. 올 시즌 톱10에 3차례 들었다.
올해 그린 적중률이 75.4%로 높지만 퍼트 수가 30.5개로 많아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 있는 톰슨이다. 1m 안팎의 거리에서도 퍼트를 놓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며 불안함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장갑을 벗고 퍼트를 해 감각을 끌어 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톰슨은 골프 선수로는 드물게 장갑을 끼고 퍼트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날 퍼트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 스테이시 루이스와 함께 라운드를 했는데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톰슨이 29개, 루이스가 30개의 퍼트를 기록했다. 가까운 거리에서 퍼트 실수도 크게 없었다. 2, 3번 연속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한 톰슨은 마지막 두 홀도 연속 버디를 낚아 상쾌하게 1라운드를 마쳤다.
비가 많이 왔던 코스는 다소 물렁해서 런이 많이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톰슨은 264.5야드의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를 기록했다. 한국의 장타자 김세영은 드라이브 샷 거리가 255야드에 머물렀다. 페어웨이도 3번 밖에 놓치지 않을 정도로 톰슨은 멀리 정확하게 보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미셸 위도 고향에서 자신감을 되찾은 뒤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3언더파 공동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셸 위는 페어웨이에 5번 밖에 공을 보내지 못할 정도로 드라이브 샷이 들쭉날쭉했다. 거리는 264야드로 멀리 보냈다. 하지만 미셸 위는 그린을 2번 밖에 놓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아이언 샷을 뽐냈다. 라이가 안 좋은 상황을 세컨드 샷으로 만회하며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퍼트 수는 31개로 많았는데 2번 홀 이글이 결정적이었다. 이글 1개, 버디 2개, 보기 1개를 기록했다.
미셸 위는 고향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 공동 11위를 시작으로 스윙잉 스커츠에서는 26위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스웨덴의 거인 안나 노르드크비스트도 2언더파 공동 23위로 무난한 출발을 했다. 제시카 코다는 출전하지 않았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