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3년 만에 완성된 '컴퓨터 아이언'으로 지난 3월 실패했던 100홀 연속 노보기 행진에 다시 도전한다. [사진 롯데]
박인비가 날카로운 샷감을 내세워 이번에는 시즌 첫 연승 도전에 나선다.
박인비는 26일부터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나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아칸소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후 한 주를 쉰 박인비는 2연승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2013년 이 대회에서 유소연을 연장 접전 끝에 물리친 좋은 기억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제 자리를 탈환한 박인비는 올 시즌 샷감 몰라보게 좋아졌다. 2013년 메이저 3연승을 할 때는 롱게임과 샷이 그렇게 뛰어난 편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톱클래스까지 올라 왔다. 박인비는 올 시즌 75.7%의 그린 적중률로 고감도 샷감을 뽐내고 있다. 2014년 73.11%, 2013년 72.55%에 비하면 그린 적중률이 점점 향상되고 있는 추세다. 올 시즌 초반에는 퍼트감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송곳 아이언’으로 잘 버티며 우승컵을 챙기기도 했다.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는 무려 85%라는 그린 적중률을 뽐낸 박인비는 메이저 3연패의 대업을 달성했다. 박인비도 우승 원동력을 "샷이 너무 좋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아이언 샷이 향상된 이유에 대해 “특별한 변화는 없다. 2011년 말에 스윙변화를 시작했는데 점점 더 내 스윙이 돼가면서 오차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윙코치이자 남편인 남기협씨는 스윙 변화를 시작했을 때 “자신의 것이 되려면 3년 정도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박인비의 ‘송곳 아이언’ 완성을 도왔다. 남편의 도움 아래 박인비는 자신의 샷을 완벽하게 갖춰가고 있는 셈이다.
‘컴퓨터 퍼트’에 ‘컴퓨터 샷’까지 가미한 박인비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올 시즌 이미 3승을 기록한 박인비는 상금랭킹, 평균 타수, 올해의 선수, 레이스 투 더 글로브 등 전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자신에게 맞는 퍼터를 찾은 후 퍼트도 예전의 감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퍼트가 점점 안정돼 가는 박인비는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5개로 이 부문 2위까지 올라 섰다.
노스텍사스 슛아웃 대회부터 쓰기 시작한 오디세이 투볼 퍼터에 대해 박인비는 “내 눈에 잘 맞는 잘 생긴 퍼터를 구했다. 잡았을 때 느낌이라는 게 다르다. 그런 부분에서 딱 맞는 퍼터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인비는 새로운 퍼터를 가지고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56홀 노보기 행진을 벌이며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박인비가 아칸소 챔피언십에서도 계속해서 노보기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지난 3월 박인비는 99홀 노보기 행진을 펼친 적이 있다. LPGA 투어만 따지만 93홀 노보기 행진이었다. 컨디션과 자신감이 최고조에 있는 박인비라 이번에는 100홀 연속 노보기 기록을 작성할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3라운드 8번 홀까지 보기를 기록하지 않으면 100홀 노보기 기록을 적을 수 있다.
누구보다 훌륭하고 든든한 코치가 옆에 있어서 기록 도전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휴대폰에 레슨 영상이 없다는 박인비는 “남편이 항상 동행하기 때문에 코치가 나의 레슨 영상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JTBC골프는 아칸소 챔피언십 1라운드를 26일 밤 12시30분부터, 2라운드를 28일 오전 4시부터 3라운드를 29일 오전 6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