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31일 턴베리의 강한 바람에 고전했다.그러나 1타만 잃고 순위를 오히려 끌어올렸다.[골프파일]
박인비가 강풍 속에서 선전했다.
31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턴베리의 트럼프 턴베리리조트에서 열린 브리티시 여자오픈 2라운드. 박인비는 강풍 속에서 버디 3개를 뽑았지만 보기 4개를 적어 1타를 잃었다. 중간 합계 2언더파가 된 그는 공동 17위로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오후 들어 바람이 더 강해지며 박인비의 순위는 공동 9위까지 올라갔다(오전 3시 현재).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는 1라운드에서 햇빛이 화사하게 비치는 봄날 같았다. 그러나 하루 만에 강풍이 몰아치는 등 싸늘한 기운이 맴도는 초겨울이 됐다. 180도 달라진 링크스 코스의 변덕은 선수들을 괴롭혔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4번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갔던 박인비는 5, 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5언더파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가장 어렵게 플레이되고 있는 8번홀(파4)에서 첫 번째 보기를 적었다. 12번홀(파4)과 15번홀(파3)에서도 보기를 적은 박인비는 16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솎아내며 만회했다. 그렇지만 박인비는 스코어를 줄여야 하는 파5 4개홀에서 버디 1개도 낚지 못해 결국 1타를 잃고 2라운드를 마감했다.
1라운드에서 마무리를 잘 했지만 2라운드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마지막 5개 홀에서 버디 3개를 낚았던 1라운드와는 달리 이날은 후반에 보기 3개를 적어냈다. 17번홀까지 이븐파였지만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1타를 잃었다.
샷감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페어웨이를 6번 놓쳤고, 그린도 7번이나 적중시키지 못했다. 아이언 샷 정확도가 떨어졌고, 맞바람에 거리 조절도 실패하면서 벙커에서 샷을 해야 하는 상황도 여러 번 나왔다. 퍼트는 29개였다.
박인비는 “바람이 많이 불어 경기하기 힘들었다.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후반 3개의 보기가 약간 실망스럽다. 아직도 샷감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게 더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인비는 허리 통증과 샷 난조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지만 LPGA 투어 역사상 일곱 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사실 샷감이 좋지 않아 기대가 큰 상황은 아니다. 바람 속에서 경기가 힘들어질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이런 바람에 1오버파는 나쁜 스코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기 내용과 샷도 그렇고, 실수를 너무 많이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변덕이 심한 링크스 코스에서 대해 그는 “오늘까지 4일 동안 플레이 했는데 매일 바람도 다르고 다른 코스 같다”고 평했다.
5언더파 공동 4위로 출발한 유소연은 버디 4개, 보기 4개로 타수를 지켰다.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의 경기력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페테르센은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7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다. 그러나 1라운드 선두(7언더파)였던 김효주는 6타를 잃고 1언더파 공동 13위로 떨어졌다.
바람이 많이 부는 등 코스 조건이 1라운드보다 나빠진 탓에 선수들의 스코어는 치솟았다. 박인비와 동반 라운드를 했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3타를 잃고 1오버파까지 떨어졌다. 6언더파 공동 2위로 출발했던 크리스티 커(미국)는 더블보기 2개를 기록하는 등 어지러운 라운드를 한 끝에 5타를 잃고 1언더파까지 미끄러졌다.
JTBC골프가 대회 3라운드를 1일 오후 9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