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허리 통증과 샷 난조 불운에 마음을 비우고 브리티시 여자오픈에 임했으나 우승했다. [골프파일]
박인비가 스코틀랜드 턴베리의 트럼프 턴베리리조트에서 끝난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박인비는 대회를 앞두고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비바람 속에 연습 라운드를 돌다가 허리 상태가 더욱 악화돼 프로암도 불참했다. 그랜드슬램이 걸린 중요한 대회에 찾아온 ‘불청객’에도 박인비는 긍정적인 자세를 드러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오히려 홀가분하다. 그랜드슬램에 대한 부담감보다 샷 난조 해결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였던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박인비는 프로암 도중 등근육 쪽 담 증세를 호소했다. 결국 5개 홀을 마치지 못하고 프로암을 마친 박인비는 대회 불참까지도 고려할 정도로 담 증세가 심각했다.
1라운드 경기 전에도 마사지를 받았던 박인비는 “경기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당시 1라운드를 2언더파 공동 23위로 출발한 박인비는 결국 불운을 딛고 대회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왜 하필 1년에 한두 번 찾아오는 담이나 허리 통증이 중요한 이 시기에 찾아올까’라는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박인비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불운에 맞서고 있다. “컨디션과 코스 조건 등 모든 게 맞아 떨어져야 메이저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다. 그래서 골프가 재미있다”라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 문턱까지 갔던 박인비는 욕심이 화를 불렀다고 했다. 최종 라운드 중반까지 선두를 달렸던 박인비는 최종일 5타를 잃고 4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허리 통증에 샷 난조까지 더해지면서 마음을 비웠다. 욕심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샷을 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처럼 말이다.
그렇게 마음 먹자 일이 풀렸다. 대회 도중 샷감이 다시 돌아왔다. 마지막 날에는 버디 7개에 이글 1개를 잡는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결국 박인비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