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와 김세영 등이 이끄는 한국 자매들은 이미 시즌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11개 남은 대회에서 과연 몇 승을 더 추가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골프파일]
한국 자매들의 최다 연승 기록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까.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한국 선수를 빼고선 이야기할 수 없다. 한국은 브리티시 여자오픈까지 20개 대회를 치른 현재 한 시즌 한국인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2006, 2009년의 11승을 뛰어 넘으며 12승을 수확하고 있다. 시즌 대회 중 60%를 한국 자매들이 독식하는 경이적인 페이스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가 4승을 거두며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메이저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과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을 포함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와 노스 텍사스 슛아웃에서 정상에 섰다. 김세영과 최나연도 각 2승을 챙기고 있다.
여자 PGA 챔피언십 이전까지만 해도 ‘이제 서서히 외국 선수들이 힘이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 선수들조차도 ‘시즌 초반처럼 한국의 독식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한국은 쾌속질주를 이어나가고 있다. 에이스인 박인비가 ‘언니’ 역할을 하며 한국 자매들을 이끌어주고 있다. 또 김세영과 전인지, 최운정 등 새 얼굴들이 우승을 하면서 뒤를 받쳐주고 있다. 이번에도 ‘한국 선수들이 우승할 것 같다’는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친구와 동료들의 우승에 자극 받은 신예들이 전투력을 끌어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서로에게 자극제가 되면서 최상의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한국 자매들은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1~3위를 모두 점령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 주를 쉰 뒤 13일 다시 재개되는 포틀랜드 클래식부터 이제 11개 대회가 남았다. 한국이 반타작만 하더라도 17승 이상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무리 페이스가 떨어진다 하더라도 15승은 수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주도권을 계속해서 쥐고 있고 신예들도 투어의 적응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강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승후보군이 늘어났고, 선수층이 두터워졌기 때문에 한국의 우승 확률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아직 시즌 우승을 신고하진 못했지만 장하나와 백규정도 적응도를 높이면서 우승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2승을 거뒀던 이미림과 이미향 등도 호시탐탐 우승 기회를 엿보고 있다.
기존의 선배들도 언제든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실력을 지녔다. 꾸준한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유소연은 리더보드 상단에 매번 이름을 올리며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골프를 즐기고 있는’ 양희영도 일관성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회가 거듭될수록 2016년 리우 올림픽도 점차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한국 자매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우승후보군 대부분이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기에 폭발적인 에너지가 발산되고 있다. 골프 최강국 한국의 경우 올림픽 출전권 경쟁이 가장 치열하기에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