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메이저 대회 경기 중엔 저녁 식사 메뉴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농담을 했다.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을 앞두고 있는 박인비는 여유가 넘쳤다. 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을 하루 앞둔 9일 밤(한국시간) 기자회견장에서 박인비는 농담을 하면서 부담없이 경기하겠다고 했다.
-에비앙은 어떤 곳인가
“아주 특별한 곳이다. 2008년 우승 이후 2012년에 첫 우승한 곳이 에비앙이다. 바로 어제처럼 기억한다. 에비앙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지만 2012년 우승하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고 이후 좋은 성적을 냈다. 또 남편에게 배우기 시작한 후 첫 우승이어서 의미가 있다. 코스가 바뀌어 어려워졌지만 부담은 별로 없다.”
-메이저에서 특히 잘 하는 이유가 뭔가.
“잘 모르겠다. 내가 16승을 했는데 그 중 7개가 메이저니까 숫자를 보면 잘 하는 것 같기는 하다. 메이저 우승할 때 편하다. 100% 집중한다. 진짜 골프 대회라고 느끼고 예전에 했던 성공도 자신감을 준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했고 슈퍼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고 있다.
“새로운 목표다. 이전에는 다른 사람이 못했던 것을 해본 게 없었다. 하고 싶고 기회가 생겼지만 올해 가장 큰 목표는 브리티시 오픈 우승이었으니 너무 많은 압박감을 주지는 않겠다.”
-메이저에서 집중력이 더 강하다고 했는데 다른 대회에서는 집중력을 잃는가.
“일반적인 대회와는 다르다. 모든 선수들이 똑같을 것이다. 일반 대회도 다 똑같은 대회라고 생각은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다르다. 퍼트 라인을 좀 더 주의 깊게 보고 스윙을 더 신경 써서 한다. 경기 중 저녁에 뭐 먹을지 등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대회에서도 메이저 대회라고 생각하지만 쉽게 되지 않는다.”
-올해 점수를 어떻게 주겠는가.
“A+다."
-쉬는 동안 뭘 했나.
“한국에서 잘 쉬고 친구를 만났다. 이 골프장은 산에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산에 있는 골프장에서 몇 라운드 연습했다.”
-슈퍼 그랜드 슬램이라는 이름 대신 다른 마음에 드는 이름이 없는가.
“LPGA에서 만들어준 이름이기 때문에 내가 선택할 수 없다. 지나오다 보니 마지막 메이저 대회여서 5개의 트로피를 다 전시해 놨더라. 그런데 그 모든 트로피가 다 집에 있다. 내가 에비앙 챔피언이라는 것은 달라지는 것이 없다. 그 때 메이저가 아니었지만 메이저처럼 느껴졌다.”
-이 골프장에서 잘 하기 위한 열쇠는 무엇인가.
“그린이 경사가 많고 읽기도 어렵다. 몇 년간 그린 스피드를 맞추느라 고생했다. 원래 나흘 연습할 예정이었는데 캐디 백이 안와서 이틀 밖에 훈련하지 못했다. 일요일과 월요일엔 운동하지 못했다. 스릭슨 센터에 가고 골프백을 찾기 위해 바빴다.”
-누가 가장 큰 경쟁자인가.
“리디아와 스테이시와 한 조로 경기하는데 잘 봐야 한다. 또 이 코스 경사가 있는 라이가 많고 업다운도 심해 한국 선수에게 잘 맞는다. 리디아, 스테이시, 한국 선수들이 잘 할 것 같다.”
-한국 선수 잘 하는 이유는 뭔가.
“한국의 뛰어난 선수들이 4-5년간 LPGA 투어에 오지 않다가 올해부터 몰려왔다. 새로운 10대 선수들 잘 하는 것 보기 좋고 동기부여가 된다.”
에비앙=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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