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하임컵에서 미국 선수들은 얼굴에 미국 국기를 붙이고 나왔다. [골프파일]
미국과 유럽의 여자 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 미국 주장인 줄리 잉크스터가 "우리는 치어리더가 아니라 선수다. 페이스 페인팅이나 간이 문신 같은 것은 없을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간이 문신을 어디에 붙일까. 이 리본이 내 옷 색깔과 어울릴까 고민하는 것들은 경기 외적인 부분에 과도한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능력 한도에서 가장 뛰어난 골프를 하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솔하임컵은 독일 세인트 레온-로트 골프장에서 18일 개막한다.
미국 선수들은 솔하임컵에서 멋을 냈다. 폴라 크리머나 미셸 위 등이 페이스 페인팅이나 미국 국기 색깔을 맞춘 리본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화장도 평소보다 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줄리 잉크스터가 막아섰다.
잉크스터는 파이터다. 젊은 시절부터 지는 것을 유난히 싫어했다. 현재 55세인데 나이가 들어서도 성격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이번 대회를 위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프로 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야구), 세너제이 샥스(아이스하키) 등의 코치진과 식사를 하면서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라이더컵에서 미국을 승리로 이끈 폴 에이징어의 팀워크 시스템도 배웠고 이를 활용할 계획이다. 잉크스터는 LPGA 투어 31승, 그 중 메이저 7승이다. 솔하임컵에서 15승12패7무로 최다 승점과 최다 승리 기록을 가지고 있다. 유럽 캡틴은 카린 코크(스웨덴)다.
솔하임컵의 파이터형 미국 선수들은 이를 반겼다.
스테이시 루이스는 "잉크스터의 메시지는 우리가 여기 온 이유는 이기기 위해서이지 갤러리 응원을 독려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리젯 살라스도 동감했다.
폴라 크리머는 올해 대회에도 리본을 하고 있다고 한다. 몇몇 선수들은 손톱에 미국 국기를 그리고 나올 수 있다. 잉크스터는 "그렇게 할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의 자유시간에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최근 2경기에서 유럽에 졌다. 2년 전 미국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10-18로 참패했다. 미국 언론은 "상대가 최강 한국도 아니고 객관적 전력에서 뒤지는 유럽에 지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유럽에 패하는 남자 골프 대륙대항전인 라이더컵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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