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암 라운드에서 일반 대회보다 많은 갤러리가 찾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안니카드리븐 바이 게인브리지앳펠리컨(총상금 325만 달러) 대회 개막을 하루 남긴 프로암에서 골프 여제에 농구 여제까지 참여해 최대 흥행을 이뤘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의 열풍을 이끄는 스물 두 살 ‘농구 여제’ 케이틀린 클라크가 13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 골프클럽(파70 6349야드) 프로암에서 전반 9홀은 세계 여자 골프 1위 넬리 코다(미국)와 후반 9홀은 원조 골프여제이자 대회 호스트인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함께 라운드했다.
183cm 신장에 작고 인형같이 생긴 예쁜 얼굴에다 놀라운 경기력을 발휘하는 클라크는 미국 여자 스포츠계의 최고 스타다. 대학 시절 미 대학 농구 남녀 통틀어 역대 최대 득점(3685점) 기록을 세웠고, 프로(인디애나 피버)에 데뷔해서 활약하면서 여자 농구의 흥행을 주도하는 선수다. 나이키와는 8년간 2800만 달러(394억원) 계약도 맺었다.
어릴 적부터 골프를 즐겨온 클라크는 80대 초반의 골프 실력을 가졌을 뿐 아니라 프로 농구 첫 시즌을 마치자마자 “프로골퍼가 되고 싶다”는 인터뷰를 했다. LPGA투어가 쌍수들고 반긴 결과 이날의 프로암 행사가 성사됐다. 중계하는 골프채널은 특별 방송 시간을 추가 편성해서 클라크의 프로암 경기를 중계하고 현장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경기후에 캐디 빕을 들고 포즈를 취한 클라크와 코다
클라크는 경기를 마치고 어린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었다. 포니테일 스타일로 머리를 묶고 나오고 입은 옷과 금빛 바닥이 반짝거리는 핑크색 골프화도 관심 대상이었다. 어린 소녀들은 클라크의 아이오와 호크아이 대학과 현재 팀인 인디애나 피버 유니폼을 입고 따랐다. 소렌스탐은 “LPGA에서 30년 동안 프로암 라운드에서 이런 관중의 응원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수많은 갤러리가 운집해서인지 파3 3번 홀에서 한 클라크의 티샷이 갤러리 머리 위로 날았다. 덤불에서 발견한 타이틀리스트 로고가 박힌 볼에는 22라는 대학과 프로팀 백넘버가 새겨져 있었다. 파4 5번 홀에서는 5미터 거리 파 퍼트를 넣은 뒤 주먹 펌프를 했고 9번 홀에서 어프로치 샷으로 누군가를 맞췄으나 사인한 골프공을 받은 갤러리는 아픔도 잊고 기뻐했다.
1라운드를 앞둔 마리아 파씨(멕시코)는 프로암 라운드를 마치자 마자 18번 티까지 달려가 클라크와 인사나눴다. 파씨는 “그녀는 우리 경기에 많은 새로운 관심을 가져다주었다”면서 “어린 소녀들이 그녀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니 멋졌고 훌륭한 운동 선수와 함께 있으면 우리의 기분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함께 경기한 코다는 ‘몇주 전부터 클라크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클라크의 골프에 대해 “라운드하면서 얼마나 편안했는지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칭찬했다. 클라크는 경기를 마친 뒤 “확실히 즐거운 아침이었고 정말 운이 좋았고 멋진 하루였다”는 소감과 함께 인디애나폴리스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러 대회장을 나갔다.
김세영이 4년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관심이 높아진 이 대회에는 유해란을 비롯한 한국 선수 17명이 시즌 4승에 도전한다. 장효준이 14일(한국시간) 밤 9시에 10번 홀에서 첫조로 티오프한다. 세계 1위 코다는 세계 3위 릴리아 부, 패티 타바타나킷(태국)과 밤 9시22분 1번 홀에서 출발한다. 최혜진은 9시44분 10번 홀에서, 김효주는 9시55분에 바로 뒤에서 티오프한다.
4년 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김세영은 15일 새벽 1시58분 1번 홀, 세계 랭킹 6위 유해란은 2시9분에 10번 홀에서 세계 2위 인뤄닝(중국), 5위 한나 그린(호주)과 함께 출발한다. 세계 랭킹 11위 양희영은 새벽 2시20분 1번 홀,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장타자 김아림은 2시31분 1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올해 루키 중에는 한국의 이소미, 임진희, 성유진 강민지를 포함해 17명이 나온다. 이 대회는 다음주 CME글로브 최종전에 출전할 포인트 상위 60명이 가려지는 최종 무대이기도 하다. 김효주가 58위, 이미향이 59위, 재미 교포 오스턴 김이 64위에 있어서 경계선에 놓인 선수들의 순위 쟁탈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또한 CME글로브 포인트 100위권 선수들은 내년 출전권이 가려지는 만큼 절박한 심정이다. 지난해 2부 엡손투어에서 2승을 거두면서 1부로 올라온 전지원은 98위이며 강혜지는 104위에서 두자릿수 포인트 획득에 도전한다. 101~150위는 12월 5일부터 열리는 퀄리파잉(Q)시리즈 파이널에 나가야 한다. 15일 자정부터 JTBC골프에서 1라운드를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