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이 20일 마이어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리더보드를 확인하지 않아 겪은 해프닝을 털어놓았다.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던 김세영이 연장 승부 이전에 자신이 우승했다고 착각하는 해프닝을 털어놓았다.
김세영은 20일 미국 미시건주 그랜드래피즈 블라이더필드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전인지, 렉시 톰슨(미국)과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했다.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은 김세영은 3타를 줄였고, 챔피언 조에서 가장 성적이 좋았다. 최종 17언더파로 15언더파의 전인지와 2타 차, 14언더파의 톰슨과는 3타 차가 났다.
우승 경쟁을 했던 챔피언 조의 선수들을 따돌린 김세영은 18번 홀에서 보기를 했지만 우승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챔피언 앞 조에서 플레이를 했던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가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낚아 17언더파를 기록했다. 김세영과 동타였다. 그럼에도 리더보드를 전혀 확인하지 않았던 김세영은 전인지와 톰슨을 따돌렸기에 자신이 우승한 줄 알고 있었다.
김세영은 “챔피언 조에서 2타 차로 앞섰기 때문에 당연히 우승인 줄 알고 있었다. 왜 시간다가 기다리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며 “리더보드를 전혀 보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조 외에는 다른 조 선수들의 스코어를 확인하지 못했고, 스코어를 접수한 이후에 연장 승부를 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김세영은 18번 홀 보기 퍼트 후 손키스를 날리는 우승 세리머니도 했다.
김세영은 JTBC 파운더스컵 이후 컷 탈락 2번을 하는 등 부진하자 자신의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리더보드를 보지 않기로 했다. 원래 리더보드를 통해 경쟁자들의 스코어를 확인하며 플레이를 했던 김세영은 습관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는 대회 중 “리더보드를 안 보려고 캐디와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지만 쉽지 않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결국 연장전 승부에서 빨간 바지의 마법을 일으켰다. 그는 티샷을 드라이버로 자신 있게 공략했다. 3번 우드를 잡은 시간다보다 32야드 더 멀리 보냈다. 김세영은 페어웨이 옆 러프에서 핀 1m 옆에 붙였다. 김세영은 “핀까지 109미터였다. 런이 많이 발생하는 홀이다. 90미터 지점에 떨어뜨리려고 했는데 예상대로 잘 떨어졌다”고 털어놓았다. 경쟁자였던 시간다도 "볼이 잠긴 상황이었는데 김세영이 정말 멋진 샷을 했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현지시간으로 19일 '아버지의 날'에 항상 곁을 지키고 있는 아버지 김정일씨에게 우승트로피를 바쳤다. 그는 "아버지의 날에 우승컵을 아버지에게 안겨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김세영은 "오늘 보기 없는 플레이를 하는 게 목표였다. 보기가 없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세영은 동반자였던 전인지의 축하를 받는 등 연장 첫 홀이 끝난 뒤 활짝 웃었다. 올해 JTBC 파운더스컵에서 첫 승을 수확했던 김세영은 3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통산 5승째를 챙긴 김세영은 손가락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박인비를 대체할 한국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김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리우 올림픽 티켓도 확정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