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를 잡고 팬들에게 인사하는 장하나.
현기증 등으로 주춤했던 장하나가 돌아오고 있다. 2주 전 마라톤 클래식 8위에 오르더니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 2라운드에선 공동 4위로 나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장하나는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근교 워번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둘째 날 버디 7개, 보기 2개를 묶어 5타를 줄였다. 합계 9언더파로 선두 이미림에 2타 차 공동 4위다. 이날 15번 홀까지 버디만 7개를 낚아 잠시 공동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3개 홀에서 보기 2개가 나온 것이 아쉬웠다.
이날 경기를 마친 장하나는 “초반 경기는 좋았는데 후반 들어서 경기가 많이 지연돼 티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다. 버디를 많이 잡으려고 시도했고 15번 홀에서도 좋은 샷이 나왔지만 16, 18번 홀 실수가 컸다”며 “내리막 퍼트에서 버디 시도를 하다가 홀을 한참 지나쳐버렸다. 마지막 3개 홀은 안 좋았다”고 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장하나의 기세가 무서웠다. 개막전부터 LPGA투어 최초 파4 홀 홀인원을 성공시켜 주목 받더니 두 번째 대회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컵을 들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도 우승하며 이번 시즌 처음으로 다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초반 7개 대회에서 오버파를 기록한 날이 없을 만큼 컨디션이 좋았다.
곧 악재가 찾아왔다. 4월 열린 스윙잉 스커츠 대회 도중 현기증 증세를 느꼈고, 기권을 선언했다. 한 달 넘게 쉬고 복귀했지만 초반만큼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출전권은 컨디션 문제로 양보했고, 올림픽은 세계랭킹에서 밀려 가지 못한다. 장하나는 국내 투어외 LPGA투어를 병행하며 회복에 전념했다.
장하나의 경기력은 돌아오고 있다. 복귀 이후 출전한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선 공동 30위에 그쳤지만 US여자오픈에선 공동 21위, 마라톤 클래식에선 8위에 올랐다. KLPGA 금호타이어 오픈 첫 날엔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쓰기도 했다.
장하나는 “아직 좋은 위치에 있다. 남은 이틀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틀 뒤엔 장하나의 신나는 세리머니를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원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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