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과 김세영이 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후보 리디아 고, 브룩 헨더슨과 1, 2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LPGA 제공]
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한국 자매들이 예상을 뒤엎고 정상에 설 수 있을까.
올림픽 휴식기가 끝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재개된다. 25일 밤부터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프리디스 그린즈 골프장에서 열리는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은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대거 참가해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중 금메달리스트 박인비와 동메달리스트 펑샨샨(중국)을 제외하고 대부분 이번 대회에 출격한다. 1타 차로 동메달을 놓친 양희영과 전인지, 김세영 등이 출전해 리디아 고(뉴질랜드), 브룩 헨더슨(캐나다) 등과 우승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는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와 3위 헨더슨이다. 올림픽에서도 둘은 도박사들이 점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박인비에 5타 뒤진 은메달에 머물렀고, 헨더슨은 8타 뒤진 공동 7위를 차지했다.
캐나다 여자오픈은 리디아 고에게 약속의 땅이다. 2012년 LPGA 투어 첫 승을 이 대회에서 올린 리디아 고는 캐나다가 ‘제2의 고향’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는 “캐나다와 뉴질랜드는 환경이 비슷하다. 영어의 억양도 비슷한 면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리디아 고는 이 대회에서만 지금까지 3승을 챙겼고,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겨냥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 유달리 강한 면모를 드러낸 리디아 고는 올해도 우승후보 1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헨더슨은 가장 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닐 전망이다. 25일 프로암에서도 오전부터 헨더슨을 따라다니는 팬들이 눈에 띄었다. 헨더슨은 “갤러리가 많이 몰려 사인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대회”라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23위에 머문 헨더슨은 캐디 언니와 함께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를 캐나다 여자오픈으로 꼽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흥미로운 조 편성이 이뤄졌다. 리디아 고-김세영, 헨더슨-양희영 조가 눈길을 모은다. 김세영은 25일 밤 11시27분 10번 홀에서 리디아 고, 제시카 코다(미국)와 티오프를 한다. 김세영도 이 대회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대회에서 리디아 고,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 1타 뒤져 아쉽게 연장전 합류는 불발됐지만 공동 3위로 선전했다.
김세영은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 중 가장 아쉬운 성적을 냈다. 공동 23위에 머문 김세영은 한국의 새로운 에이스라는 기대감과는 달리 부진했다.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의 부진을 만회하고 싶어 한다.
양희영은 26일 오전 4시31분부터 헨더슨, 제리나 필러(미국)와 함께 동반 라운드를 치른다. 양희영은 올림픽에서 1타 차로 아쉽게 공동 4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 조에서 올림픽 성적이 가장 좋다. 헨더슨이 공동 7위, 필러가 공동 1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특히 필러는 박인비, 리디아 고와 올림픽 최종 라운드 챔피언 조에서 금메달 경쟁을 펼쳤지만 부진했다. 필러는 안타까운 성적표를 받아 들고 눈물을 펑펑 쏟아내기도 했다.
캐나다 여자오픈은 나흘 경기지만 1, 2라운드의 스코어가 우승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한국 자매와 리디아 고, 헨더슨의 맞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TBC골프에서 대회 1라운드를 26일 오전 7시, 2라운드를 27일 오전 6시45분, 3, 4라운드를 28, 29일 오전 3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