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야 쭈타누깐은 29일 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한국 자매들의 추격을 가볍게 뿌리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캐나다에서 시즌 5승째를 챙겼다.
쭈타누깐은 29일(한국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프리디스 그린즈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며 최종 23언더파로 여유로운 우승을 차지했다. 김세영의 추격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시즌 5승째에 입맞춤을 했다. 메이저 브리티시 여자오픈에 이은 LPGA 투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이기도 하다.
머리를 잘 땋아서 가지런히 묶고 미소를 머금은 쭈타누깐에게서 빈틈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주 리우 올림픽에서 다친 왼쪽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나왔지만 경기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쭈타누깐은 무결점 플레이로 코스를 지배하며 올림픽 기권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페어웨이 안착률 100%에 그린 적중률 94.4% 등으로 압도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또 5승째를 챙기며 올 시즌 다승 부문에서도 리디아 고(4승)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리디아 고가 3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던 홈 그라운드에서 쭈타누깐이 정상에 오르며 다승 부문 단독 1위로 등극했다.
2타 차 선두로 출발한 쭈타누깐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챔피언 조에서 한국 선수 김세영과 전인지가 합공해 쭈타누깐을 압박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1번 홀에서 가볍게 버디를 낚으며 출발한 쭈타누깐은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전진했다. 3번 홀에서 첫 보기를 했지만 7, 8번 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전인지도 7, 8번 홀 연속 버디를 솎아냈지만 3타 차로 유지됐다.
2번 아이언, 3번 우드로 티샷을 때린 쭈타누깐은 어김없이 페어웨이로 공을 보내며 안정감을 보여줬다. 김세영과 전인지가 드라이버로 공략해도 거리에서 전혀 손해를 보지 않았다. 정교한 아이언 샷을 구사한 쭈타누깐은 12번 홀 버디 후 20언더파까지 올라섰다. 김세영이 버디 6개를 낚으며 추격했지만 쭈타누깐은 14, 15번 홀에서 2m 내 버디 퍼트를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달아났다.
16번 홀에서 김세영이 3퍼트로 첫 보기를 적으면서 쭈타누깐과 타수는 5타로 벌어졌다. 승부의 추는 쭈타누깐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쭈타누깐은 16, 17번 홀에서 15m 이상의 먼 거리 퍼트를 남겨뒀지만 부드러운 터치감으로 1m 내에 붙이며 타수를 잃지 않았다. 쭈타누깐의 캐디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울 정도로 쭈타누깐은 퍼트마저 견고했다.
김세영이 17, 18번 홀에서 연속 버디로 다시 추격했지만 이미 늦었다. 결국 최종일 무결점 플레이를 펼친 쭈타누깐은 18번 홀에서 3m 버디를 집어 넣으며 대회 최소타 타이 기록으로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쭈타누깐은 “특별한 한 주다. 올해는 우승을 겨냥하는 게 아니라 코스에서 행복해지려고 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19언더파의 김세영이 2위, 18언더파의 전인지가 3위를 차지했다. 대회 4번째 우승을 노렸던 리디아 고는 13언더파 공동 7위에 올랐다. 2타를 줄인 최운정도 13언더파 공동 7위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