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라이프 LPGA 클래식에서 선전한 (왼쪽부터)판나랏 타나폴부냐라스로, 논타야 스리사왕, P.K.콩크라판. 시즌 내내 이렇다할 성적이 없었던 이들은 쭈타누깐 효과에 자극을 받아 힘을 냈다.
'쭈타누깐 효과'에 태국 여자골프가 힘을 받고 있다.
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케임브리지의 휘슬 베어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매뉴라이프 LPGA 클래식 최종 라운드.
경기 중반 리더 보드 상단에는 세 명의 태국 선수 이름이 올라왔다. 시즌 5승을 올린 에리야 쭈타누깐을 비롯해 동반 경기를 한 P.K.콩크라판, 논타야 스리사왕 등이었다.
올 시즌 태국은 10명의 선수가 LPGA투어 시드를 받았다. 8명은 풀 시드, 2명은 조건부 시드를 얻고 활동했다. 아시아 국가로는 한국에 이어 많은 수였다. 그래도 시즌 초만 해도 태국 골프에 대한 주목도는 낮았고, 파급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쭈타누깐이 5월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위상이 달라졌다. 성장 잠재력은 있으나 한국, 일본에 밀려 아시아의 변방 최급을 받던 태국 골프를 다시 보는 시선이 많아졌다.
선수들도 덩달아 탄력을 받았다. 올 시즌 한 차례 톱 10에 상금랭킹 75위에 머물렀던 스리사왕은 최종일 12번 홀까지 5타를 줄이며 한 때 공동 선두까지 올라 카메라에 모습이 잡혔다. 스리사왕은 2007년 LPGA투어에 데뷔했지만 지난 해까지 톱 10에 한 차례도 들지 못했던 선수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13언더파 공동 8위를 차지하면서 LPGA투어 데뷔 뒤 최고 성적을 냈다.
2012년 LPGA투어에 데뷔한 콩크라판도 톱 10 세 차례에 들었을 뿐 이렇다할 성적이 없었던 선수였다. 올 시즌에는 11개 대회에서 10번이나 컷 탈락을 당하는 부진으로 상금랭킹 83위까지 처졌다.
그러나 콩크라판은 최종일에 쭈타누깐과 함께 경기를 하면서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최종일에 1타를 잃고 11언더파 공동 16위까지 밀려나긴 했지만 마이어 클래식(공동 9위)에 이어 시즌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냈다.
중, 하위권 선수들의 약진 속에 상금랭킹 100위권 밖 선수도 분위기에 동참했다. 올 시즌 풀 시드를 받았지만 18개 대회에서 4만2988달러(상금 123위)를 벌어들이는데 그친 판나랏 타나폴부냐라스는 최종일에 4타를 줄여 시즌 최고 성적인 10언더파 공동 22위를 차지했다.
JTBC골프 임경빈 해설위원은 "골프는 분위기와 흐름이 중요하다. 태국 선수들 사이에서 쭈타누깐의 우승 이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태국 골프의 약진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