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커는 리디아 고가 태어난 해인 1997년 LPGA투어에 데뷔했다. 스무 살의 리디아 고는 마흔 살이 된 크리스티 커와 한 조에서 샷 경쟁을 벌인다.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97년생 스무 살 동갑내기다. 둘의 나이를 합하면 77년생 크리스티 커(미국)의 나이가 된다.
3명은 19일(한국시간)부터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 킹스밀 리조트 리버코스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킹스밀 챔피언십 프리젠티드 바이 JTBC 1,2라운드에서 한 조로 경기를 한다. 세 선수 모두 메이저 우승을 거둔 바 있는 LPGA 정상급 선수지만 올 시즌 행보는 극명하게 비교된다.
동갑내기 리디아 고와 헨더슨은 10대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LPGA 데뷔 첫 해부터 승수를 쌓았다. 19살이던 지난해에는 세계랭킹 1,2위를 나란히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올해 두 선수 모두 부진한 편이다.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시절이던 2012년 15세4개월의 나이로 LPGA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LPGA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최연소 세계랭킹 1위(17세9개월), 최연소 메이저 대회 우승(2015년 에비앙 챔피언십·18세4개월), 최연소 LPGA투어 10승(2015년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18세6개월) 등 '최연소'가 붙은 타이틀은 모두 리디아 고의 몫이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올해 위태로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코치, 클럽, 캐디를 교체했지만 적응기를 거치고 있다. 지난해 7월 마라톤 클래식 이후 10개월간 우승이 없다. 지난 롯데 챔피언십 이후 캐디를 또 교체했고, 생일 직후 치른 텍사스 슛아웃에서는 안구 감염으로 데뷔 첫 기권을 하기도 했다.
지난 1월 3.46점 차이였던 세계랭킹 2위와의 포인트 차는 5월18일 현재 0.23점 차로 좁혀졌다.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82주간 지켜오던 세계 1위 자리에서 내려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대회 전 기자회견에서 "과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없이 현재에 집중할 것이다. 랭킹에 상관없이 중요한 것은 매 순간"이라며 랭킹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헨더슨은 2015년 8월 월요예선을 뚫고 출전한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깜짝 우승을 거두며 이름을 알렸다. 다음해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는 연장전 끝에 리디아 고를 누르고 메이저 첫 우승을 거뒀다. 세계랭킹 2위까지 오르며 리디아 고의 대항마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하락세다. 올시즌 10경기에서 톱10에 2번밖에 들지 못했다.
크리스티 커는 리디아 고와 헨더슨이 태어난 1997년 LPGA투어에 데뷔했다. 커는 두 선수처럼 데뷔하자마자 좋은 활약을 펄치진 못했다. 데뷔 첫 해 27경기에서 13번 컷 탈락을 당했고, 톱10에는 한 번도 들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두각을 나타내더니 2002년 첫 승(롱 드럭스 챌린지)을 거뒀고, 2007년 US오픈에서는 메이저 첫 승을 거뒀다. 메이저 대회 2승을 포함해 LPGA 통산 19승을 기록 중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무릎 수술을 받은 커는 불혹의 나이임에도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롯데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5경기 연속 톱10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킹스밀 챔피언십에서는 4년 주기로 3번(2005년·2009년·2013년)이나 우승하며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손꼽힌다. 커는 대회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골프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아직도 투어에서 경쟁력이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JTBC골프는 대회 1라운드를 19일 오전 5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