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이 앞으로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인 US여자오픈 우승트로피 옆에 서서 메이저 정상 등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JTBC골프 김종우]
김세영이 결정적인 미스 2개로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은 18일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끝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7언더파 공동 6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 중에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며 마지막 메이저 대회를 마쳤다. 최종일 버디 6개와 보기 1개, 더블 보기 1개를 기록한 김세영은 순위를 대폭 끌어 올렸다.
김세영은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계속해서 좋은 흐름도 이어나갔다. 그는 첫 해 11위를 기록한 뒤 2016년 5위에 이어 2년 연속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올 시즌 메이저 성적표도 훌륭하다. 비록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톱10 3번에 들었고, 최고 성적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공동 4위다.
사실 김세영은 2m 거리에서 3퍼트 미스가 나오지 않았다면 우승 경쟁도 가능했다. 2라운드 13번 홀(파5)에서 김세영은 2온에 성공해 타수를 줄일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첫 퍼트가 짧아 2m 버디 퍼트를 남겨뒀다. 두 번째 퍼트도 너무 강해 홀을 훌쩍 지나갔고, 1.5m 파 퍼트를 놓쳐 결국 4퍼트 보기를 적었다. 전반에 4타를 줄였던 김세영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던 순간이다. 이후 김세영은 연속 보기를 적었고, 4언더파로 2라운드를 마쳤다.
최종일에도 결정적인 퍼트 실수가 나왔다. 전반에 1타를 줄이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던 김세영은 10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했다. 또 충분히 파로 막을 수 있었지만 또 다시 2m 거리에서 3퍼트를 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2타를 잃었다. 3언더파까지 떨어졌지만 김세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12번 홀부터 3연속 버디 휘파람을 불었다. 15번 홀에서 다시 보기를 적었지만 16번과 18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낚아 기분 좋게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특히 가장 어려운 18번 홀에서 10m 이상의 버디를 거짓말처럼 집어넣어 갤러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김세영은 “마지막 홀 버디는 정말 운 좋게 들어갔다. 하지만 서비스 홀이라고 할 수 있는 15번 홀에서 보기를 범해 더블 보기와 같은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종일 김세영 특유의 ‘닥공’이 돋보였다. 그는 “스코어보드를 보지 않고, 우승 생각 없이 공격적으로 계속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방황하는 시기가 있었는데 다시 좋은 팀워크를 이뤄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다. 아시안스윙도 충분히 기대해 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 메이저 대회를 마친 김세영은 홀가분한 심정이었다. 그는 “올해는 어떻게 보면 쉬어가는 해인 것 같다. 작년 올림픽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며 “그 동안 점검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올해 대회를 치르면서 확인했다. 향후 3년을 위해 준비하는 해였다. 개인적인 후회는 없고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김세영은 18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리고 3주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아시안 스윙을 치를 계획이다. 그는 “시즌을 치르다 보니 조금 지친 면이 있어서 한국에 돌아가면 가족들과 일주일간 시간을 보낸 뒤 추석에는 시골에 내려가서 친척들을 만나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싶다”고 밝혔다.
에비앙=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