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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결산>② 논란으로 얼룩진 여 골프

신봉근 기자2017.12.25 오후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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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시 톰슨의 벌타 사건을 골프의 규정을 바꿀 정도로 큰 논란을 낳았다.

올해 한·미 양국 여자골프투어는 갖가지 논란으로 얼룩졌다.

그 중에서도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에서 나온 렉시 톰슨(미국)의 벌타 사건은 올해 골프계의 가장 큰 이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골프위크는 '2017 골프계 최대 논란' 1위로 이 사건을 선정하기도 했다. 마지막 날 선두를 달리고 있던 톰슨은 시청자의 제보로 인해 3라운드 오소 플레이를 한 것이 발각됐고, 오소 플레이 2벌타와 스코어 오기 2벌타로 총 4벌타를 받으며 유소연에게 우승을 내줬다. 톰슨은 눈물을 흘리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이 사건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타이거 우즈(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은 "시청자는 경기위원이 아니다"라며 시청자의 경기 개입에 반대했고, LPGA 측은 "어떤 상황이라도 규정은 위반하면 안 된다"라는 입장을 표시했다.

이에 골프 규칙을 제정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실골프협회(R&A)는 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USGA와 R&A는 지난 12일 'TV에 앉아서 경기를 관전하는 시청자의 모든 제보를 금지한다'는 새로운 규칙을 발표했다. 이 규칙은 2018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선수가 벌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스코어카드 오기를 했을 시 벌타를 받는다'는 규정은 2019년부터 삭제될 예정이다. 톰슨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더 이상 나와 같은 일을 겪는 선수가 나오지 않게 돼 감사하다"고 적었다.

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는 메이저 대회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 사상 초유의 '54홀 축소' 사태가 벌어졌다. LPGA투어는 에비앙 1라운드가 강풍과 폭우로 인해 4시간 가량 중단되자 "1라운드 경기를 무효화하고 54홀 대회로 축소시킨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국 골프채널은 "메이저 대회로 보이고 싶다면 72홀 경기를 하려는 노력이라도 있어야 한다"며 "메이저로서의 무게감이 없다"고 비판했다.

선수들도 SNS를 통해 불만을 드러냈다. 1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리던 제시카 코다(미국)는 "매우 힘이 나는 결정"이라고 비꼬았고, 재미동포 앨리슨 리는 라운드 취소 결정 이후 햇볕이 내리쬐는 사진과 함께 "나이스"라고 적었다.


[이데일리 골프in 제공]

스타챔피언십에서는 KLPGA의 미숙한 경기 운영이 논란을 자초했다. 대회 1라운드에서 경기가 열린 이천 블랙스톤 골프장의 그린과 프린지의 경계가 애매해 몇몇 선수들이 공을 집어들어 벌타를 받게 됐다. 이에 초청 선수인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항의하자 판정이 번복되고 벌타가 사라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선수들의 반발로 이어졌고, 결국 '집단 보이콧'이라는 사태까지 낳았다. 결국 KLPGA는 1라운드를 무효화했고, 최진하 경기위원장은 자진 사퇴했다. 미국 골프닷컴은 KLPGA에 '관리 태만 상'을 수여하는 등 외국 언론에서도 이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LPGA투어의 의상 규제도 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LPGA는 지난 7월부터 짧은 치마를 제한하는 등 4가지의 복장 규정을 내놓았고, 이를 어길 시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카디건에 넥타이를 맨 신사룩, 조거 팬츠에 하이톱 슈즈를 신은 자유분방한 의상 등 복장이 자유로워지고 있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LPGA는 "골프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지만 선수와 팬 모두 납득하지 못했다. 톰슨은 1900년 대 여성 골퍼들의 복장을 입고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LPGA의 새로운 드레스 코드"라고 비꼬았고, 재미동포 미셸 위는 휴가 기간 중 크롭탑 셔츠와 미니스커트를 입고 골프를 하는 사진과 함께 "오프시즌=드레스 코드 벌금 없음"이라는 말을 남겼다.

신봉근 shin.bonggeu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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