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 LPGA 두 번째 시즌에도 박세리와 리디아 고처럼 맹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LPGA 제공]
루키 시즌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박성현이 2년 차를 맞는다. ‘2년 차 징크스’ 없이 계속해서 빼어난 활약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박성현은 2017년 신인왕을 비롯해 올해의 선수, 상금왕에 오르며 3관왕을 차지했다.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39년 만에 3관왕 달성 위업을 달성하며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박성현은 2017년 75점을 주며 자신에게 다소 박한 점수를 줬다. 그만큼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했다.
한국은 1998년 박세리 수상을 포함해 모두 11명의 신인왕을 배출했다. 이들의 2년 차 성적은 엇갈렸다. 박성현이 과연 누구처럼 두 번째 시즌을 보낼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박세리처럼 두 번째 해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간다면 미국 무대 롱런의 발판을 확실히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세리는 1998년 신인 시절 메이저 2승을 포함해 4승을 챙겼다. 27개 대회에 출전해 컷 탈락은 한 번만 기록했고, 톱10 8회를 기록했다. 1999년 2년째에도 4승을 수확했다. 그리고 톱10에 10번이나 들었고, 평균 타수도 1998년 71.41타에서 70.77타까지 향상됐다. 이 같은 활약에 힘입어 박세리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카리 웹(호주)과 3강 체제를 형성할 수 있었다.
낸시 로페즈도 2년 차 때도 계속해서 좋은 흐름을 이어나갔다. 로페즈는 루키 시즌인 1978년 메이저 1승을 포함해 무려 9승을 수확했다. 본인의 LPGA투어 48승 중 신인 시절 한 시즌 최다승을 달성했다. 1979년 2년 차 때도 로페즈는 무려 8승을 수확했다. 또 올해의 선수, 최저타수상, 상금왕 타이틀을 거머쥐며 2년 연속으로 3관왕 쾌거를 이뤘다.
사실 2년 차 최고의 롤모델은 리디아 고(뉴질랜드)다. 2014년 신인왕을 수상했던 리디아 고는 2015년 5승을 수확하는 등 최고의 해를 보냈다. 신인 시절 3승에서 5승으로 승수가 추가됐고, 올해의 선수와 세계랭킹 1위도 거머쥐며 최고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국은 김세영을 시작으로 전인지, 박성현까지 3년 연속 신인왕을 수상했다. 김세영과 전인지도 2년 차 성적이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루키 시즌보다 임팩트가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김세영은 2015년 첫 해에 3승을 달성했다. 메이저 대회에서도 준우승 1회를 포함해 톱5 2회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2016년에는 2승을 더하긴 했지만 메이저 대회 성적이 톱10 1번에 머물렀다.
전인지는 2016년 신인 때 최저타수상과 신인상 2관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7년에는 우승 없이 빈손으로 시즌을 마쳤다. 평균 타수가 첫 해 69.58타보다 69.41타로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박성현은 2018년 첫 해보다 높은 목표를 잡았다. 루키 시절 2승보다 많은 3승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미국으로 들어가 일찌감치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박성현은 첫 해 많은 대회를 소화하면서 코스 적응도를 높였다. 2년 차 때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환경에 대한 변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자신의 기량만 발휘한다면 첫 해처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PGA는 2018 시즌 주목할 선수로 박성현을 지목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랭킹 2위로 한국 선수 중에 랭킹이 가장 높아 팬들의 기대감도 크다. 그렇지만 2017년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기에 그 업적을 능가하기란 쉽지 않다. 박성현은 객관적인 성적보다 주관적인 자신의 플레이 만족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시즌을 보낸다면 결과는 자연히 따라올 수 있을 것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