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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2018>⑦루키 고진영 "영어로 우승인터뷰 할래요"

김두용 기자2018.01.08 오전 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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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고진영이 LPGA투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영어로 우승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KLPGA 제공]

미국 무대에 진출하는 고진영은 승부욕이 강하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 자신에게 한없이 혹독한 독종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마침내 목표로 삼았던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진출 꿈을 이뤄냈다. 그리고 2018년에는 LPGA 신인왕에 도전한다.

고진영은 신인왕 외에도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미국 무대 연착륙 의지가 강하게 엿보이는 포부이기도 하다. 그는 JTBC골프와의 인터뷰에서 “꼭 영어로 우승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신인이 영어로 우승 인터뷰를 자연스럽게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 영어에 서툰 선수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까봐 쉽게 입을 열지 못한다. 하지만 고진영은 미국을 주 무대로 삼는 만큼 언어의 장벽도 빨리 깨고 싶어 한다.

2015년 미국으로 진출했던 김세영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김세영은 시즌 두 번째 경기였던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첫 승을 챙긴 뒤 영어로 자신 있게 우승 인터뷰를 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어가 다소 서툴렀지만 자신감 있는 모습이 부각됐고, 영어 울렁증을 털어낼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셈이다.

고진영은 그동안 영어 공부를 틈틈이 해왔다. 캐디도 호주 출신의 딘 허든을 영입해 호흡을 맞추고 있다. 고진영은 “캐디와의 의사소통은 문제가 없지만 현지인과의 대화는 여전히 어렵다. 아직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다”고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래도 고진영은 전지훈련 기간이나 해외 대회에 출전했을 때 외국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에 주저함이 없었다.

신인왕 출신인 김세영과 전인지는 신인 시절 언어장벽 해소를 위해 노력한 결과 LPGA투어에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투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다 보니 현지 팬들도 많이 생겼다. 고진영은 첫 시즌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홀로서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외동딸인 고진영은 “가끔 부모님이 오시겠지만 캐디, 매니저와 함께 투어 생활을 헤쳐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자매는 LPGA투어에서 4년 연속 신인왕 도전에 나선다. 2015년 김세영, 2016년 전인지, 2017 박성현에 이어 고진영이 그 바통을 이어받을 적자로 꼽힌다. 그래서 미국의 골프채널도 한국의 새로운 루키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매체는 2018 주목할 선수 남녀 15인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고진영을 14번째로 소개했다. 그리고 “LPGA투어에 데뷔하기도 전에 세계랭킹이 이미 18위”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진영은 프로 통산 10승을 챙긴 실력파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투어에서 9승을 챙겼고, 지난해 10월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올해 루키 중 프로 경력이 가장 화려하다. 그리고 실력도 검증됐다. 고진영은 지난 2015년 메이저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는 박인비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목표는 여러 번 얘기했지만 신인왕과 1승”이라고 말했다.


요가 등으로 몸을 만들고 있는 고진영. [고진영 인스타그램]

고진영은 지난 1일 제주에서 가족들과 일출을 보면서 힘차게 새해를 열었다. 국내에 머물면서 체력 훈련에 힘써왔던 그는 12일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요가 등으로 몸을 탄탄하게 만든 고진영은 샷과 쇼트게임 훈련 등으로 LPGA투어 개막에 맞춰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2월 16일부터 열리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이 데뷔전이 될 전망이다.

직행티켓을 획득한 뒤 한참동안 LPGA투어 진출 여부를 놓고 고민했던 고진영은 결국 꿈을 택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꿈을 향한 주사위가 던져졌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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