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페어웨이 안착률 98.2%, 그린 적중률 90.3%의 신들린 샷감을 선보였다.
고진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 순조로운 적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고진영은 25일 태국 촌부리 시암 골프장 파타야 올드코스에서 열린 LPGA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 최종 라운드에서 무려 8타를 줄였다. 맹타를 휘두른 고진영은 최종 합계 16언더파로 라운드를 마쳤다. 고진영은 공동 7위에 오르며 한국 선수들 중 유일하게 톱10에 자리했다.
고진영은 지난주 끝난 데뷔전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루키 시즌 최고의 스타트를 끊었다. 67년 만에 LPGA투어 데뷔전 우승이었다. 라운드 내내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퍼펙트 우승이었다.
고진영은 갑작스럽게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지난해 상금랭킹 상위 58명이 출전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루키 고진영에게는 출전권이 없었다. 그러나 호주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출전권을 획득했다. 국내로 복귀하려던 일정을 변경하고 태국으로 향했다.
갑작스런 변화에 고진영은 대회 첫 날 어려움을 겪었다. 세계랭킹 1위 펑샨샨(중국), 박성현 등 39명의 선수들이 모두 언더파로 활약한 가운데 1오버파로 고전했다. 페어웨이를 한 번만 놓쳤지만 그린을 4번 놓쳤고, 퍼트를 34개나 했다.
그러나 고진영은 2라운드부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순위를 끌어올렸고, 3~4라운드에서는 노보기 플레이를 펼치며 꾸준히 타수를 줄여나갔다. 3라운드에서는 버디 4개를 낚았다.
최종 라운드가 하이라이트였다. 고진영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뽑아냈다.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 모두 100%를 기록하는 견고함 샷감을 자랑했다. 전반 3타를 줄인 뒤 14~16번 홀에서 버디-이글-버디로 4타를 더 줄였다. 고진영은 파5 마지막 홀에서 여유있게 버디를 추가하며 기분 좋게 대회를 마쳤다.
장기인 정교한 샷감이 LPGA투어에서도 그대로 발휘되고 있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신들린 듯한 샷감을 선보였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무려 98.2%에 달했다. 첫 날 한 차례 페어웨이를 놓친 것이 유일했다. 그린 적중률도 90%를 넘었다. 4라운드 72개 홀을 통틀어 총 7번만 그린을 놓쳤다. 퍼트는 평균 31.5개를 했다.
고진영은 현재 한국 자매 중 가장 분위기가 좋다. 시즌 첫 우승 포문을 열었고, 2주 연속으로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을 냈다. 고진영의 합류로 LPGA투어 최다승 경신 기대감도 커졌다. 고진영은 호주, 태국에 이어 싱가포르에서 LPGA투어 세 번째 경기를 갖는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