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이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에서 파5 홀 성적 부진으로 상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루키 고진영이 4개 대회 연속 톱10에 실패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 시즌 초반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고진영의 행보가 관심을 끌었다. 고진영은 데뷔전이었던 호주여자오픈 우승을 비롯해 3회 연속 톱10을 기록하며 ‘슈퍼 루키’로 주목을 모았다.
고진영은 19일 끝난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타를 잃고 5언더파 공동 46위권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로 인해 LPGA 연속 톱10 기록도 3경기에서 멈췄다. 미국 본토 첫 대회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현지 적응 여부가 올 시즌 성적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 부진은 파5 홀 성적과 관련이 깊다. 정교한 샷이 강점인 고진영은 파5 홀에서 힘들이지 않고 끊어가는 전략으로 타수를 줄여나간다. 웨지 샷을 핀에 잘 붙여 버디를 뽑아내는 확률이 무척 높았다. 우승을 차지했던 호주여자오픈에서 파5 홀 성적은 놀라웠다. 보기 없이 버디만 11개 낚으며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16개 파5 홀에서 5번만 버디 기회를 놓친 셈이다. 고진영의 최종 스코어는 14언더파였다.
16언더파 공동 7위에 올랐던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파5 홀 초강세를 이어나갔다. 고진영은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낚아 파5 홀에서 8타를 줄였다. 처음으로 보기가 나오긴 했지만 최종 스코어의 절반을 파5 홀에서 만들어냈다.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최종 15언더파 공동 6위에 올랐다. 파5 홀 성적표는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묶은 7언더파였다. 파5 홀에서 충분히 기회를 살린 덕분에 3주 연속 톱10이라는 신바람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파운더스컵에서는 고진영의 장기인 정교한 샷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고진영은 파5 홀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 더블 보기 1개를 적었다. 처음으로 더블 보기가 나왔고, 최종 합계도 2언더파에 머물렀다. 이전 대회들과는 달리 파5 홀에서의 부진이 상위권 진입의 발목을 잡았다.
파5 홀 성적표뿐 아니라 퍼트 난조도 부각됐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평균 퍼트 수 31.5개를 기록했다. 그린 적중률이 높은 것을 고려한다고 해도 평균 퍼트 수가 너무 많았다. 시즌 평균 퍼트 수 30.33개와 비교해도 1.2개 더 올라갔다.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타를 잃은 최종 라운드에서의 퍼트 수는 32개였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 전까지 페어웨이 안착률 95.83%, 그린 적중률 85.65%로 각각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이번 대회서는 샷 정확도가 다소 떨어졌다. 페어웨이 안착률 78.57%, 그린 적중률 80.55%를 기록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tbc.co.kr